어쩌다 매달 대전의 대학 병원을 오가게 되었던 때가 있다.
새로운 곳에 갈 때마다 근처에 로스터리 카페가 있는지 검색하고 디카페인 커피를 팔면 무조건 가보는 편이다.
그래서 벌써 두 번째 방문하게 된 대전의 한 카페
스콘 한 개와 디카페인 커피를 시키고 잠깐 앉아 있는데 사장님이 열심히 물을 끓이고 티백으로 뭔가를 우리더니 조용히 따뜻한 차를 건넸다.
해드셋을 낀 새로 온 손님이 들어왔다.
황치즈 쿠키를 집을 때 머뭇거리더니 사장님이 제일 큰걸로 골라 집어주셨다.
우유를 냉장고에서 꺼내느라 비이커가 떨어지며 크림을 쏟자 그 손님은 아이쿠 라고 반응했고 사장님은 그냥 그대로 두셨다.
몇 분째 방치되어 있던 크림...
참새 방앗간 왓다고 빨래를 해놓고 와서 여기에 얌전히 앉아 있다고 말하며 아주머니가 옆에 앉으셨다.
사장님은 스윽 인기척만 느끼고는 메뉴도 물어보지 않고 커피를 슥슥 만드시더니 두잔을 건네며 "원플원"이라고 했다.
덩치랑 인상을 봐서는 아닐거 같은데 이런 아기자기한걸 잘 만든다고 칭찬을 듣고 역시 반응 없던 사장님...
다들 무심한 환대를 받으며 시작한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