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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꿀꿀 Oct 07. 2022

길에서 만난 미남 승무원과 친구가 되었다

여행의 묘미는 친구만들기!?

1130, 어두컴컴하고 쌀쌀한 보르도역 구석진 곳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머리를 대충 넘기고 후드에 츄리닝, 배낭을 둘러맸지만 얼굴은 조각같이 생긴 이탈리아인이었다.아무도 없는 황량한 길에서 같은 새벽버스를 기다린다는 동질감 하나로 우리는 금방 친구가 되었고 골목길 바닥에 철푸덕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이탈리아사람인데 프랑스로  이직해온 승무원이라고 했다. 영어실력이 유창한 그는 편안한 미소로 마치 오래 알던 친구처럼 대화를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이끌어나갔다. 한국음식과 이탈리아 젤라또에 대해 이야기나누다가 대화거리가 떨어지자 그는  우리에게 휴가를 지내러 왔냐며 직업을 물어보았다.

-친구는 프리랜서 사진작가고, 나는..어..

그는 친구를 보던 눈길을 에게로 옮겨왔다. 나는 순간 당황했다.

‘뭐라고 답해야하지?백수가 영어로 뭐지?’

잠깐의 고민 후 대화의 흐름을 위해 전 직업을 이야기하는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나는 유아 선생님이었는데, 그만두고 다른 직업을 찾고 있어.

그는 오, 그렇구나 하는 표정을 짓는다. 나는 유쾌하고 사람좋은 미소를 짓는 그에게 문득 궁금한 점이 생겼다.

-승무원 일은 어때? 너는 너의 직업이 마음에 들어?

그는 내 질문을 듣자마자 답했다.

, 당연하지! 나는 사람들 만나는거 진짜 좋아하고, 대화하는것도 정말 좋아. 매번 다른 사람들이랑 팀을 이뤄서 일하거든. 그게 정말 재미있어! 이직도 매니저로 승진해서 했어!


오오, 콩그레추레이션. 우리는 엄지척을 한다. 이내 그는 유창한 프랑스어로 우리가  버스정류장을 찾아주었고, 버스가 도착하자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포옹을 하고는 sns친구를 하자며 물어왔다. 잠깐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돈독한 친구가 된 기분이었다.

그의 sns에 들어가자 정말 많은 친구들과 환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들, 매니저로 이직해서 기쁘다는 게시물들이 있어 가만히 좋아요를 눌러주고 나왔다. 자기 삶을 기쁘게 누리는 사람은 언제 만나도 참 좋고 이야기를 듣고 싶어진다. (꼭 미남이라서가 아니고) 자기자신에게 만족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꼭 자기다운 미소를 짓는 것 같다. 나도 그런 미소를 닮고 싶다고 생각하며 야간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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