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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이 부족할 때 생기는 오해

1장. 태도가 문해력을 만든다

by 오우

문해력이 부족하면 단어와 문맥을 잘못 이해해 일상에서 크고 작은 오해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단어의 뜻을 욕설로 착각하거나, 일상적인 표현을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생긴다. 사람들이 자주 착각하는 표현은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인 오해 사례

- 단어의 의미를 잘못 이해

일이 시작되는 계기인, '사건의 시발점(始發點)'을 욕설 '시발'로 오해

오늘을 뜻하는 한자어,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착각

머리에 난 털을 뜻하는 '두발(頭髮) 자유화'를 '두 다리의 자유'로 이해


- 일상 용어의 오해

이불과 요를 통틀어 표현하는 '이부자리'를 '별자리'로 착각

한 집안의 계통과 혈통을 정리하여 적은 '족보'를 '족발 보쌈 세트'로 생각


- 기본 개념의 부족

한 나라의 정치 행정의 중심이 되는 중앙정부가 있는 '수도'라는 단어를 모른다.

바람의 세기를 뜻하는 '풍력'의 의미를 모른다.

갔다가 돌아온다는 뜻인, '왕복'이라는 표현을 이해하지 못한다.


소통의 도구인 단어는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꼭 필요하다. 문해력이 부족하면 단어는 더 이상 의미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오해를 불러오는 문제가 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단어에만 몰입하면 누군가 사용한 단어 하나에 꽂혀서 단어를 사전적 의미로만 붙잡아 상대방이 사용한 진짜 뜻을 놓쳐버린다. '시발점'이라는 단어를 읽고는 '시발 점'으로 생각해 욕설을 떠올리며 얼굴을 붉히거나, '금일'이라는 표현을 멋대로 '금요일'로 착각해 약속을 놓치는 일이 생긴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맥락을 읽어내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작은 비극이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어휘력 역시 마찬가지다. 단어를 알고 그 단어를 상황에 잘 맞게 사용하는 '어휘력'이 부족한 사람은 좁은 창문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단어를 접해본 경험이 적으니, 단어의 의미를 자신이 아는 뜻으로 고정한다. '풍력'이라는 단어를 듣고도 바람의 힘을 떠올리지 못하고, '수도'라는 말을 들으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만 생각한다. 이들에게 언어는 풍부한 세계를 열어주는 열쇠가 아닌 낯선 암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하며, 그 단어가 어떻게 쓰이는지 예문을 봐야 한다. 그러니 책이나 글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읽기 습관의 부족은 문제를 낳는다. 책이나 글을 읽는 경험이 적은 사람은 문장을 이해하는 힘이 떨어진다. 긴 문장을 만나면 앞뒤의 연결을 놓치고, 글쓴이가 의도한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 결국 글은 단순한 단어의 나열로만 보인다. 그 속에 담긴 의미가 공허하게 흩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오해가 쌓이면 삶의 여러 영역에서 균열이 생긴다. 사회적 관계에서는 대화 속 단어를 잘못 해석해 상대방의 말을 왜곡하거나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킨다. 친구가 건넨 농담을 진심 어린 비난으로 받아들이거나, 상사의 지시를 잘못 이해해 업무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반복되는 오해는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의사소통에 자신감을 잃으면 점점 말을 아끼게 되고, 학습에 대한 의욕도 사라진다. "나는 원래 이런 걸 잘 못해"라는 생각이 자리 잡으면, 언어는 더 이상 성장의 도구가 아니라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문해력 부족이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의 결핍을 넘어, 삶 전체를 제약하는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된다.


당장 마법처럼 문해력이 좋아지는 방법은 없다. 꾸준히 책을 읽고, 다양한 단어를 접하며, 문맥 속 의미를 곱씹는 습관을 들이면 문해력은 자연스럽게 늘 것이다. 단어가 더 이상 오해의 씨앗이 아니고, 세상을 넓히는 창이 된다.


문해력은 단순히 공부가 아니다. 삶을 이해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근본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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