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 이야기는 아내가 살아있을 때 신혼 초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딸이 2살 무렵?? 아내가 결혼하고 육아를 하게 되면서 집에서만 있다 보니 요리에 관심과 열정이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많은 조리 기구와 조리 전자 제품? 같은 것들에도 말이다.
아내가 이런 것들에 빠지고 난 후 나는 음식 평론가처럼 퇴근 후 아내의 음식을 먹고 평가하면서 칭찬을 해야 하는 일이 일상이었다. (한번, 갈치조림에서 비린내가 난다고 했다가, 그 이후 생선 요리를 절대 하지 않는 불상사가 일어났기에..) 이러한 이유로 너무 티가 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20% 부족함을 이야기하고 80% 칭찬을 했다. 이때 아마 나의 몸무게가 최고를 찍지 않았었나 싶다. 저녁 요리가 거의 술을 떙기게 하는 메뉴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러다 이제는 건강식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더니 무슨 진액을 짜내는 조리 전자 제품? 같은걸 구매를 하는 것이다. 무얼 하려고 하나 했는데 다음날 장이 열리는 날에 가서 마늘을 한 다발 사 온 것이다. 퇴근하고 나니 마늘 껍질을 열심히 까고 있었다. 그래서 그 모습을 보고 뭘 하려고 하느냐고 물으니 흑마늘 진액을 만들어서 나에게 해준다는 것이다.
아내가 나의 몸을 생각해서 저렇게 직접 장에 가서 저 많은 마늘을 사 와 작은 손으로 야무지게 껍질을 까는 모습에 감동을 했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검은색의 진득한 액체가 담긴 투명한 컵을 나에게 마시라고 주었다. 그런데 이거 너무 진액 같아 보이는 것 같아서 “여보 진액이면 희석해서 마셔야 하는 거 아닐까? 마늘이 매운 건데..? 괜찮을까?”라고 물으니 무서운 눈빛으로 대답하는 것이다. “괜찮아! 먹어! 몸에 좋은 거랬어!” 나는 속으로 ‘그래 아내의 정성이 있으니 먹어야지, 머 죽기야 하겠어??’ 생각하면서 원샷을 했다.
그리고 1시간 뒤 위경련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역시 마늘 진액이 너무 독해 위가 못 버텨낸 이다. 위경련 겪어 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온몸이 꼬이면서 식은땀과 힘이 빠지고 몸이 자동으로 뒤틀리면서 뱃속을 누가 손을 넣어 쥐어짜는 듯한 고통. 그렇게 밤을 보내고 병원에서 나는데 옆에서 아내가 엄청 미안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아마도 너무 미안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여보, 다음엔 머 먹여서 나를 암살할 건가?”라고 웃으면서 울먹거리는 아내의 얼굴에다가 한마디 했고, 아내는 울먹거리면서 “아니, 나는....”라고 말하는 아내에게 “됐어, 괜찮아..”라고 하면서 토닥이면서 집에 돌아온 기억이 난다.
부부에게는 사랑을 주고 상대는 그것을 감사히 받을 줄도 알고, 그리고 다시 사랑을 주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마치 공원에서 부부가 배드민턴 운동을 하듯이 말이다. 그러다 가끔 한 사람의 잘못된 토스로 인해 땅에 콕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럴 때 웃으면서 떨어진 콕을 다시 주워서 시작하는 것이 부부 아닌가 싶다. 우리의 신혼 초 흑마늘 진액 사건이 나에겐 그 모습에 비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