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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아코알라 Apr 01. 2024

*난독증(ADHD, 아스퍼거)과 가면

신경다양성

바네사(Vanessa)는 뉴질랜드에서 신경다양성 상담을 해주고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그녀의 아들은 난독증이 있는데 그가 어렸을 때 바네사는 "아니야, 할 수 있어!"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 사람들에게 속일 필요가 없어... 자신감을 가져..." "넌 멍청하지 않아. 당연히 할 수 있어!"... 등등의 말을 했고 그건 그녀의 진심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아들의 증상들이 자신에게도 평생 있어왔음을 깨달았다. 그녀에게도 난독증과 ADHD가 있었던 것이었다. 물론, 그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사람들에게서 감출 필요도 없었지만' 그녀는 6개월이 넘도록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람들이 알기를 원치 않았다. 나름 편견이 없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생각했던 바네사였지만 철저하게 남들에게서 숨겼다


그녀는 왜 그런 사실을 숨겼을까? 

당연히 사회가 아직도 가지고 있는 편견과 낙인때문이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난독증은 글을 읽지 못하는 어떤 특정하고 독립적인 병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독증은 신경다양성의 한 발현이라고 보면 된다. 

ADHD, 아스퍼거스, 난독증, 산술장애, 난서증, 그리고 운동협응장애는 위 그림처럼 서로 연관되어 있다. 사람에 따라 ADHD 7: 난독증 2: 운동협응장애 1, 혹은 난독증 8: 아스퍼거 2, 혹은 아스퍼거 7: 난독증 2: 산술장애 1의 비율처럼 말이다. 어떤 종류의 알코올을 넣어서 섞느냐에 따라 다른 멋진 칵테일이 나오는 것처럼 이러한 신경다양성의 칵테일도 스펙트럼상에 존재하며, 어디서 어디까지를 깨끗하게 구분 지을 수 없다. 


시각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 공간지능이 훌륭한 사람들, 아이디어가 항상 넘치는 사람들은 종종 좌뇌보다 우뇌가 더 활발하다. 스펙트럼 상에서 그들의 반대편에 있는 이들을 신경전형인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순서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을 잘하고, 전체적인 그림보다는 부분적인 그림을 더 잘 보며, 시간관리를 좀 더 잘하고, 단순암기도 잘한다


요즘 세상은 신경다양인에게는 불편함도 많고, 편견도 많아서 혹자는 이들의 70퍼센트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다고도 한다. 


만약 이 세상에 신경다양인만 있다면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그럼 질서가 없는 카오스의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신경전형인만 있다면?.. 그럼, 예술도, 발명도, 아름다운 건축도, 획기적인 변화도 없는 밋밋한 흑백의 세상에서 살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 신경다양인은 질서 정연하지만 흑백인 세상에 컬러와 향기를 더해주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공존해야 하며, 둘 중 한쪽이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바네사조차도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한 채 거의 평생을 가면을 쓰고 살았던 이유는 사람들이 너무 무지하기 때문이다. 현대 사람들은 여성과 남성을 차별하지 않고, 헤어 디자이너와 화가를 무시하지 않으며,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를 구박하지도 않는다. 이는 이들 모두가 단지 다른 것이며, 각각의 장점과 (열등하지 않은) 맡은 바가 있음을 당연시하게 되었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다. 


신경다양인들이 가면을 벗을 수 있도록 신경전형인들은 옆에서 용기를 주어야 할까? 

아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가면을 스스로 벗을 수 있는, 용기조차 필요하지 않을, 아니 애초에 가면 따위는 쓰지 않아도 될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글로 생각하는 것과 이미지로 생각하는 것에 우열이 없다는 것을 알고, 서로가 힘들어하거나 못하는 부분의 짐을 덜어줄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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