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마음 아픈 소식을 접했다. 동물원에서 토끼에게 손가락을 물린 15개월 아기의 사연이었다. 기억에서 지우고 싶지만 잊혀지지 않는, 2021년 10월 20일의 악몽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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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가 신속하게 도착한 덕에 응급조치도 잘 받았고 운 좋게도 감염이나 봉합 수술 없이도 상처가 잘 아물어 우리 아이의 몸에는 그날의 흔적이 남지 않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아이에게도, 나와 아내에게도 토끼는 작고 앙증맞은 동물이 아닌 언제든지 심한 상처를 줄 수 있는 무서운 동물이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예뻤던 가을날 겪은 공포스러운 경험 이후 내게는 동물과 관련된 체험에 경계심이 생겼다. 친근하고 예쁜 동물들도 언제든지 본능적으로 행동할 수 있음을 몸소 느낀 바,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실내 동물원, 파충류 체험관, 그리고 여러 테마파크 등등에서 만나볼 수 있는 동물들도 마냥 안심하고 바라보면 안 될 것 같다. 특히 부모들은 항상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면 안 된다.
남일같지 않은, 토끼에게 물린 15개월 아이의 몸도 마음도 잘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이상 아이들의 아픔이 담긴, 잊혀졌던 우리 아이의 상처를 상기시키는 뉴스는 안 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