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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수,열수,경강 그리고 한강 - 스무번째

한강의 변신은 무죄 !!_1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을 거쳐 계속 직진하면 마포구청역 지하도를 건너 홍제천과 불광천이 만나는 합수부에 이릅니다. 홍제천 한강 합수부에 다다르면 서울의 서쪽 끝자락에 당도합니다. 가양대교를 지나치면 경기도에 이르기 때문에 서울시계의 다리는 여기까지로 볼 수 있습니다. 홍제천은 백악산(북악산)에서 발원하여 한강까지 이어지는 하천이며 서대문구 무악재 너머 홍제원이라는 관리의 숙소가 존재했던 곳에서 유래된 하천 이름입니다. 그리고 하천변에 모래가 많아 ‘모래내‘ 또는 ‘사천‘ 이라고 불리우기도 했던 곳으로 지금도 가좌동에는 모래네시장이 존재합니다. 월드컵공원에 들어서려면 두 개의 하천을 건너야 하는데 홍제천과 합류하는 오른쪽 지천은 불광천으로 삼각산 비봉에서 시작하는 하천입니다. 월드컵공원이 조성되면서 하천의 물줄기가 바뀌어 지금에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인조반정을 도모했던 능양군 무리가 연서역에서 모여 불광천과 홍제천을 따라 세검정을 지나 창의문을 부수고 넘어가 창덕궁까지 밤길을 걸어갔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하천이자 지금은 생활하천은 하수도관이 따로 묻혀있어 자연하천의 모습을 가지고 있고 철새도 많고 다양한 수중생물이 서식하는 곳이자 시민들이 쉽게 찾는 하천공원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10코스는 홍제천 옆 월드컵경기장을 마주하면서 시작합니다.



다시 한 번 오 필승 코리아 ! 월드컵 경기장


 이곳 월드컵 공원은 2002년 월드컵경기를 기념하기위해 조성된 공원입니다. 즉 월드컵공원은 5개의 권역별 공원이 모여 전체를 대표하는 공원 이름입니다. 월드컵을 공동개최함에 따라 필요한 축구전용 구장이 필요하여 전국 제주를 포함한 10개 도시에 월드컵경기장이 새롭게 건설되었으며, 서울지역은 잠실경기장을 리모델링하여 사용하기보다 새롭게 건설하기위해 부지를 물색하던 중에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이 폐쇄된 자리에 공원화 및 축구장을 건설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증산동에서 연결되는 도로가 일부 변경되었고, 불광천의 흐름도 바뀌어 홍제천과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자리를 잡게된 이유 중에 중요한 것은 교통의 편한 지역이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강변북로를 통해 월드컵경기장 진입이 용이했고 주변에 너른 부지에 주차장을 건설하면서 흡수가 용이했을 것입니다.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특징은 한국 전통미를 살리기위해 방패연과 돛단배의 형상을 디자인으로 반영하여 지어진 건물입니다. 경기장 지붕의 모습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방패연에 가운데 구멍이 뚫려있는 모습을 하고 있으며, 이를 받치기위해 경기장 지붕에 케이블과 기둥으로 떠받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은 한강에 떠다니던 황포 돛배의 돛을 연상하여 디자인했습니다. 그리고 주경기장 주변에 보조경기장 및 위험시설이었던 석유비축기지를 이전함으로써 안전한 공원이자 경기장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상암동경기장은 월드컵 개막전 및 첫 경기를 치르게 되었는데 5월 31일 세네갈과 프랑스의 경기를 시작으로 2002년 월드컵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10코스의 시작은 월드컵경기장역 출구에서 나와 경기장 오른쪽에 있는 매봉재산과 주변을 둘러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석유비축에서 문화비축으로, 매봉재산과 문화비축기지


  월드컵경기장 북문에서 왼편을 보면 낮은 산이 자리를 하고 있고, 산책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매봉재산 아래에는 석유를 비축하던 시설이 공원으로 변모한 문화비축기지가 있고 위로는 상암동과 월드컵공원 일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과 산책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매봉이라는 명칭은 서울시내 에만해도 여러 곳에 있습니다. 대부분 이러한 이름이 유래된 되에는 매부리처럼 뾰족한 모습을 가지고 있거나, 매사냥터로 매를 키우던 곳에 ’매봉’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상암동의 매봉재산은 전자의 이유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해발 90.5m의 매봉재산에 올라서면 전망대가 있는 앞쪽으로는 월드컵경기장이 내려다 보이고 전망대 뒤편으로는 디지털미디어의 중심동네인 상암동이 있습니다. 상암동방향을 내려다보면 낮은 야산이 보이는데 그곳에 부엉이 모양을 닮은 바위산이 있어 부엉바윗골(휴암리계,鵂巖里契)이라 불리웠으며, 한성부 북쪽에 해당하며 부엉바윗골 위쪽으로 수상리(水上里)라는 마을이 존재하였었는데 1914년 행정구역 정비에 따라 두 개의 마을이 합쳐져서 ‘상암리(上岩里)’라고 불리우게 되었고 현재의 상암동이 되었습니다. 수상리는 수생리라고도 불리웠고, 지금에 수색동에 해당되는 곳으로 예전에는 장마가 들면 한강물이 수색동 앞까지 들어왔다고 합니다.  



  이러한 유래를 가지고 있다보니 매봉재산은 밤에는 매가 잠들어 부엉이가 지배하고, 낮에는 부엉이가 잠들고 매가 지배하였다고 합니다. 결국 부엉이가 울면 밤이 되었다는 의미로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독특한 유래를 가진 매봉재산은 산길이 부드럽고 완만하여 산책하기 적당하며 잣나무숲이 우거져 있어 산림욕하며 쉬기에도 적합한 곳입니다. 산길을 걷다보면 시멘트 축대의 흔적이 땅속에 박혀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전 석유비축을하던 시설을 보호하고 석유와 같은 휘발성 기름이 외부로 흘러나가는 방지하기위해 설치한 방호벽역할을 했던 흔적이기도 합니다. 이제 천천히 산책길을 따라 내려가 보겠습니다. 산책길을 따라 10여 분 정도 내려오면 문화비축기지로 들어서는 길과 도로변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우리는 공원으로 들어가 문화비축기지를 둘러보려 합니다.  



  이곳 문화비축기지는 매봉산 자락 천해의 방어요지에 건설되었던 석유비축기지를 리모델링하여 공원화하여24시간 운영한는 서울의 대표적인 시민 문화 시설이기도 합니다. 매봉재산에 둘러쌓인 ‘문화비축기지’는 41년간 일반인의 접근이 통제되었던 산업화시대 시설물인 ‘마포석유비축기지시설’이었으며, 최고의 보안 시설로 1973년 전세계적으로 파급력이 컸던 석유파동시대를 거친 이후 석유를 비축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자 서울근교에 지반이 안정적이었던 매봉재산에 건설하게되었습니다. 1976년부터 1978년까지 아파트 5층 높이에 해당하는 5개의 거대한 저장탱크를 건설하여 산 아래에 묻어놓고 방화벽도 설치하였습니다. 당시 서울시민이 한 달 정도 소비할 수 있는 휘발유와 경유를 약 7천만 리터를 보관하면서 운용해오다가 2002년 월드컵 유치가 확정되어 난지도 부근에 새로운 경기장 건설을 확정하면서 안전상의 이유로 2000년 12월에 완전 폐쇄하고 기존의 석유비축 시설은 서울 외곽으로 이전하게 되었고, 폐쇄한 비축시설은 방치하게 됩니다. 이후 방치한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며 재생의 모델로 삼게되었는데, 2013년 시민아이디어공모를 통해 문화비축기지로의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축구장 22개 크기인 14만㎡ 부지위에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면서 발생한 자원을 재활용하여 6번째 저장탱크의 모습을 갖춘 커뮤니티시설을 만들고 앞쪽에는 개방된 문화마당이 자리하였으며, 5개의 저장탱크가 커뮤니티홀 뒤로 병풍처럼 배치하는 구조로 구성하였습니다. 5개의 저장 탱크는 높이 15m이며 지름 15~38m의 크기를 가지고 있는데 각각 T1부터 T5까지 이름이 붙여졌으며, T6은 철거하면서 발생한 재생자원을 활용하여 다시 만든 시설물입니다.  


   기존 탱크 시설 4개는 시민을 위한 공연장과 강의실, 문화비축기지의 과거와 미래를 기록하는 이야기관 등으로 변신하였고 나머지 한 개는 예전의 원형 모습을 그대로 갖춘 전시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해체된 내외장재를 재활용해 신축한 한 T6는 카페테리아와 원형회의실, 다목적강의실이 있는 커뮤니티센터로 조성되어 휴식과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공연장으로 재탄생한 문화비축기지의 특징은 공간쓰임새를 한정 짓지 않고, 강연회나 대담,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여 공개되었다는 점입니다. 현재는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단순한 문화시설을 넘어 석유와 건설로 대표되는 산업화시대에서 볼 수 없었던 시설을 마주하며 친환경과 재생을 위해 고민하면 얼마든지 활용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원입니다. 문화비축기지를 제대로 둘러보려면 왼쪽부터 T5 이야기관을 시작으로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순차적으로 둘러보고 T1 파빌리온 전시장을 끝으로 보는 것을 추천하며, 이후에 T6커뮤니티센터에서 휴식을 취한다면 반나절이 후딱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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