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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랑 Mar 20. 2024

수상한 한인회장

대사관 긴급전화입니다

한국 고등학생 두 명이 PC 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현지인 학생들과 치고받고 싸움이 나서 가해자로 체포되었다. 한국에 있는 가해자 학생의 가족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지역 한인회에서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우리 돈 4천만 원을 피해자 측에 전달했다고 그 돈을 보내라고 하는데 사실이 맞는 지를 확인해 달라는 거다. 일단 확인 전에는 송금하지 말라고 했다. 해당 경찰서에 연락을 해보니 크게 다친 사람도 없고 양측이 다 미성년자라서 입건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치료비였고 지역 한인회 연락처를 받아 통화를 해보니 지역 한인회장이라는 사람이 본인이 개인수표를 이미 주었다고 하면서 '내가 자기 돈을 써가면서 고생을 했는데 대사관에서 칭찬은커녕 지금 나를 의심하는 거냐'며 대사와 총영사에게 정식으로 항의를 할 것이라고 화를 내며 길길이 날뛰었다. 그다음 날에는 다른 팀의 영사도 나를 불러서 그 사람이 교민을 위해 자기 일도 제쳐두고 발 벗고 나서는 사람인데 오해를 한 거라며 사과를 종용했지만 난 거절했다.


나중에 평판을 들어보니 원래 그런 쪽으로 유명한 인물로 교민사회에서 악명이 높단다. 나를 불러서 한 소리 한 영사도 그와 골프 친구라고 한다. 한인 총 연합회 소속이 아닌 별도의 지역 한인회를 만들어서 각종 이권이나 사업에 개입하여 원성을 샀고 심지어 사망한 교민의 신분증을 도용해서 서류를 위조하여 부동산을 가로채기도 했단다. 그는 한인회장 선거에서 연임에 실패하였고 아예 이민청 브로커 역할을 하다가 사기를 쳐서 다수의 피해자들을 만들고 고소고발이 이어지자 제3 국으로 야반도주를 하였다. 


해외의 한인회나 교민단체에는 실제로 봉사활동에 진심이고 조건 없이 남을 돕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런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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