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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랑 Jun 25. 2024

하의 실종녀

대사관 사건사고 일지

마닐라에 같이 여행 온 여자친구가 사라져서 찾는 걸 도와달라는 다급한 전화가 왔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호텔에서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혹시 둘 사이에 다툼이 있었는지, 사라지기 전에 어떤 상황이었는 지를 묻자 

여자친구가 사실 조울증 환자라서 약을 먹어야 하는데 여행 오고 약 복용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여권은 물론 지갑이나 휴대폰도 두고 나갔다고 하여 멀리 이동은 못했을 것 같아서 

호텔 인근으로 출동을 해서 주변 경찰서에 들러서 협조를 구하고 호텔 CCTV도 확인하였으나 

나간 시간만 확인할 수 있었다. 


오전부터 저녁 무렵까지 주변을 수소문하였으나 그녀의 행방을 찾을 수 없어서 일단 대사관으로 복귀를 하려는 순간에 당직전화로 어떤 한국여자가 한인 식당에 들어와서 불안하게 행동을 해서 지금 보호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몰 오브 아시아 근처 호텔에서 없어진 여자가 올티가스의 한국식당에 나타난 것이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교통체증이 극악한 마닐라라서 이동하는 데만 2시간이 걸렸다.


식당에 들어서자 그녀가 보였다. 마른 체형의 젊은 여자가 의자에 앉아서 고개를 푹 숙이고 

두 손으로 무릎을 감싸고 앉아 있었다. 식당 사장의 배려로 식사도 제공했다고 한다. 


남자친구가 그녀를 안아 일으켰는데 하의가 보이지 않았는데 자세히 보니 

상의에 헐렁한 티셔츠만 입고 하의는 아예 속옷조차 걸치고 있지 않았다. 

들어올 때도 맨발이어서 슬리퍼를 주었다고 한다. 


식당에서 앞치마를 얻어서 데리고 나와서 호텔로 돌아갔고 그날 한국으로 귀국했다.

남자친구가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찾으려고 사방팔방 뛰어다녔기에 망정이지 자칫 위험한 상황이었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노숙을 하다가 현지 경찰에 발견되었는데 한국의 가족에게 연락을 하면 

출국한 것을 아예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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