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마지막 날이네"

by 잼스

좀 더 단순한 호이안을 보고 싶었다. 도시의 긴장과 엉킴이 탐탁지 않아서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2주간 머물렀던 안방비치도 바닷가 시골마을이었다. 머문 곳이 여행자의 마음을 보여주는 걸지도 모른다. 어젠 적당한 거리를 걸어 시야가 후련하게 멀리 가닿는 카페를 발견했다. 한적함, 호젓함. 아, 좋은 걸 또렷하게 설명하긴 어렵다. 확실한 건 지금은 내가 더 바랄 게 없다는 거였다. 호이안이란 세 글자에 다 담을 수 없는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있음에 그냥 좋았다. 저녁엔 로컬 생맥주 가게를 어렵게 찾았다. 이방인 하나 없는 테이블, 설탕과 방부제, 식용알코올을 쓰지 않는다는 팻말, 그리고 세상에 이렇게 쌉쌀하고 맛있는 에일 생맥주가 단돈 3만 동이라니! 거푸 다섯 잔을 먹고도 1리터를 병에 담아왔다. 친숙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에게도 상대와 장소에게도. 호이안에서 3주. 어느 때보다 좋았던 하루, "그래, 좋은 건 한번 더!"를 외치는데 문득 아내가 일깨운다. "벌써 마지막 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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