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스피츠와 나와 달리기...
1. 책을 읽는 중에 달리기와 관련되어 있는 용어를 발견하면 반갑다. 그리고 발췌하게끔 된다. 최근 읽은 김연수의 단편 <난주의 바다 앞에서>에서 발견한 ‘세컨드 윈드’가 그렇다. ‘세컨드 윈드’는 ‘운동하는 중에 고통이 줄어들고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좀더 길게 인용하자면 아래와 같다.
“운동 초반에는 호흡곤란, 가슴 통증, 두통 등 고통으로 인해 운동을 중지하고 싶은 느낌이 드는데 이 시점을 사점死點, dead point이라고 한다. 이 사점이 지나면 고통이 줄어들고 호흡이 순조로우며 운동을 계속할 의욕이 생기는데, 이 상태를 세컨드 윈드라고 한다. 숨막힘이 없어지고, 호흡이 깊어지며, 심장박동수도 안정되고, 부정맥도 없어지게 되어 힘차게 운동할 수 있게 된다. 속도가 빠를수록 일찍 나타난다. 이는 환기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누구나 운동하는 중에 경험하는 것이다.”
2. 오래전 아내와 나는 일본의 컬리지 락 밴드인 스피츠Spitz를 즐겨들었다. 그들의 첫 번째 공연이 대학로의 한 공연장에서 있었는데, 동생이 구해준 입장권으로 아내만 들어갔고 나는 밖에서 기다렸다. 아내가 나보다 좀더 그들을 좋아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노래 중 <로빈슨(1995)>, 에 등장하는 ‘우주의 바람’이라는 표현을 무척 좋아했다.
“새로운 계절은 왠지 애달픈 나날로 / 강가의 모래밭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너를 쫓아갔어 / 추억의 레코드와 과장된 에피소드를 / 지친 어깨에 늘어뜨리고 찡그린 얼굴 눈부신 것처럼 / 같은 대사 같은 시간 무심코 말하는 것 같은 / 흔한 이 마법으로 만들어냈지 / 누구도 만질 수 없는 둘만의 나라 너의 손을 놓치지 않도록 / 커다란 힘으로 하늘에 띄운다면 룰랄라 우주의 바람을 타
한쪽 구석에 버려지고 호흡을 멈추지 않는 고양이도 / 어딘가 닮아 있어 안아 아 올려서 억지로 볼을 바짝 대보지 / 평소와 같은 교차로에서 올려다 본 둥근 창문은 약간 더려워져 있어 / 아슬아슬한 초등살도 나를 보고 있었어 / 숨어 기다렸던 꿈의 근처 놀랐던 너의 눈동자 / 그리고 우리들은 지금 여기서 다시 태어나지 / 누구도 만질 수 없는 둘만의 나라 끝나지 않는 노래 흩뿌리고 / 커다란 힘으로 하늘에 띄운다면 룰랄라 우주의 바람을 타 / 커다란 힘으로 하늘에 띄운다면 룰라라 우주의 바람을 타 / 룰랄라 우주의 바람을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