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Oct 19. 2023
우리 국민은 자기보다 조금 못한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병폐인데 쉽게 고쳐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조선시대에 양반 계급은 10%를 차지했으며 평민이 20%이고 노비가 70%로 구성됐다고 한다. 이를 두고 어느 역사학자는 "같은 민족을 노비로 부린 역사는 조선에서 밖에 찾을 수 없다"면서 혀를 찬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노비 신분을 벗어 보겠다"며 조선 말기에는 양반을 돈으로 사는 지경이 되지 않았나 싶다. 한동안 어른들이 싸울 때 "이 양반, 저 양반"하면서 삿대질하던 게 그 풍습 영향 아닌가 싶다.
미개한 민족이라 불리던 일본에서조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포르투갈에서 노예를 사고파는 얘기를 하자 "어떻게 같은 민족을 사고팔 수 있는가?" 하면서 단번에 거절했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노비를 사고파는 게 성행했다. 단지 조랑말 2 필 값의 소값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다. 심지어 평민과 노비는 성조차 갖지 못했다. 봄에 때어나면 춘월이, 춘삼이 개똥이, 언년이 이런 식의 이름만 있었다.
양반문화는 제사에도 큰 영향을 끼쳤는데, 조선시대에는 양반만 제사를 지낼 수 있었다. 평민이나 노비들은 양반이 제사 지내고 남은 음식 찌꺼기 얻어먹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 조선 후기에 양반 족보를 사고파는 게 성행하다 보니 갑오개혁 당시에는 조선인구의 70%가 양반 계급에 속했다고 한다. 양반 흉내 내기 위해 실제 양반보다 더 풍성하게 제사상 차림했다는 얘기마저 들린다. 그게 지금의 제사 문화 아닌가 싶다.
여러 이유로 양반 문화가 사라졌듯이 시대적 흐름에 맞게 '주자가례' 등 어디에도 없는 정체불명의 "홍동백서 어동육서" 같은 제사문화도 머지않아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가 우선 시 되는 지금은 양반 계급이 돈의 많고 적음으로 구분되지 않나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문화는 뒷전인 물질 만능의 시대로 변질돼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 예로, 중산층 구분을 한국은 돈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 유럽 등에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을 중심으로 순위를 정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이제 먹고사는 데 그렇게 궁색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이제 우리도 물질 보다 문화 중심의 국가로 변화해 가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나는 과연 어디에 속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