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글쓰기 13
한동안 일하기와 글쓰기의 루틴이 균형을 이루며 잘 되었는데 요즘 새로운 일을 시작한 데다가 갑자기 마감이 촉박한 일들이 들어오면서 그 루틴이 깨지기 시작했다. 그로 약간 균형이 무너지면서 생활 패턴에도 영향이 있어 프리랜서에게도 역시 업무 지침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나만의 하루 업무 지침을 몇 가지 정리했다.
업무 시작은 아침 9시, 업무 종료 시간은 저녁 6시
보통 나는 8시 정도에 일어나 씻고 아침 먹고 책상에 앉으면 9시 정도가 된다.
그런데 최근에 8시 반 정도에 일어나는 일이 많아졌고 30분 늦게 일어났는데 일 시작하는 시간은 이상하게 10시 정도가 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러다 보니 작업 진행하는 데 마음이 조급해지고 오전 시간이 너무 금방 지나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곤 했다. 그래서 적어도 아침 업무는 일반 회사와 비슷하게 9시에 시작해 하루의 일은 6시에 끝내는 것으로 한다. 점심시간은 직접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으므로 1시간에서 1시간 반으로 약간 유동성을 주고 중간중간 휴식 시간이 필요할 때는 15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업무 시작 시간이 늦어지면 그만큼 종료 시간을 늦춰 적어도 하루에 8시간은 일을 하는 것으로 하자.
일이 있든 없든 이 시간은 꼭 지키려 노력하도록 하자.
동시에 진행하는 일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하기
프리랜서를 하게 되면 참 희한한 게 일이 없을 때는 정말 일이 없는데 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꼭 한꺼번에 몰린다는 것이다. 그렇게 일이 동시에 들어왔을 때는 오전과 오후로 일을 나눠서 진행한다. 물론 정확하게 나눠서 진행하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원칙은 이렇게 정했다. 짧은 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은 오전에 배치하고 긴 시간 집중해 처리해야 하는 일은 오후에 한다. 그리고 오전 시간에는 메일 업무 등 소통이 필요한 일에도 할애한다. 이렇게 하면 번역이나 편집 작업도 오전, 오후로 나눠서 할 수 있다. 나는 서로 다른 종류의 일로 기분 전환과 스위치 전환을 하는 경향도 있어 이렇게 하면 일의 능률이 오르므로 최대한 살리자.
야근은 되도록 저녁 8시까지만
혹시나 정해진 퇴근 시간 6시를 넘겨 일을 해야 할 때는 되도록 8시까지만 하도록 하자.
이 시간을 넘어가면 다음날까지 꼭 영향을 준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번에 번역서 리뷰 작업할 때 중간에 게으름을 피워 결국 마지막 이틀 동안은 12시 가깝게 혹은 넘겨서까지 일을 해야 했다.
그렇게 마감을 끝낸 그 다음날은 하루 종일 졸린 상태로 멍하니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되도록 업무 시간에 집중해서 일을 하고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지 않는 것으로 시간을 제대로 지키자.
마감이 촉박해지면 어쩔 수 없이 시간 관계없이 일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정해 놓으면 강제성이 생겨 한결 낫다.
업무 시간에 SNS 보지 않기
요즘의 내 모습을 보면 이 항목은 정말 지키기 어려울 것 같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중간중간에도 SNS를 확인하고 있으니 말이다. 피드를 많이 올리지는 않지만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고부터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꾸 들여다본다. SNS는 되도록 업무 중 15분의 쉬는 시간에 확인하자. 그래야 오늘의 일도 제시간에 잘 마무리할 수 있다.
메일 답장은 바로바로 하기
의외로 빨리빨리 처리가 안 되는 게 메일 답장이다. 대체로 메일에 대한 답장은 빨리 보내는 편이기는 한데 가끔 게으름을 부릴 때가 있다. 메일을 받고 나중에 답장 보내야지 하다가 까맣게 잊고 한참을 놀다가 갑자기 생각나 부랴부랴 메일을 쓴 적이 최근에 몇 번 있었다. 메일 소통은 프리랜서의 기본이므로 메일을 받으면 되도록 빨리 답장을 보내고 혹시 바로 답장을 하기 어려울 때는 내용을 정리해 언제쯤 보내겠다는 정도의 메일이라도 보내기로 하자. 그래야 상대방도 답장이 올지 계속 체크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수 있다. 약간 하기 싫은 일인데 빨리 소통하는 게 그나마 나은 일이라면 질질 끌지 말고 생각났을 때 바로바로 연락하자. 그리고 되도록 연락은 문서로 남을 수 있도록 메일 소통을 위주로 하고 혹시 전화로 통화했다면 통화 내용을 정리해 메일로 서로 확인하자. 그래야 나중에 혹시 생길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
앞으로 지켜야 할 몇 가지 업무 지침을 정리했다. 일하면서 어떤 부분은 보완되고 바뀔 수도 있지만 이렇게 글로 써놓고 정해 놓았으니 지키지 못할 때마다 하나씩 생길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더 지키려고 노력할지 모른다. 앞으로 업무 지침 외에 마감 지침도 정하려고 한다. 실제 마감일과 나만의 마감일, 마감 기간일 때 일 처리하는 순서 등 일하면서 대충 지키며 해오는 것들이 있는데 이번에 정리해두면 좋을 것 같다.
프리랜서니까 더 자유롭게 일할 것 같지만 사실 프리랜서여서 내 시간을 더 자유롭게 못 쓸 때가 많다는 생각도 든다. 그럴 때 나름의 업무 지침을 가지고 있으면 체계적으로 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이런 하루하루가 바로 나의 이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