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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토 알라 시칠리아나

빨간맛~ 궁금해 허니~

by 고부엉씨

빨간색 페스토


도 있습니다. 보통 페스토하면 초록색 소스를 떠올리시겠지만 말이죠.


가장 전통적이고 널리 알려진 그 '초록색 페스토'는 제노바에서 유래한 페스토 알라 제노베제인데요. 제가 일전에 한번 레시피를 작성한 적이 있죠.


오늘은 그 제노바식 페스토에서 변형된, '빨간색 페스토'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여러분들도 많이 좋아하시는 지중해 최대의 섬, 시칠리아의 페스토 알라 시칠리아나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두 페스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색깔인데요, 페스토 알라 시칠리아나는 토마토가 들어가서 붉은빛을 띠는 까닭에 페스토 로쏘(빨간 페스토)라고도 불립니다.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양은 2인분 정도 입니다만, 재료는 1인분 기준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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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마토(65g)

토마토는 시칠리아식 페스토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빨간맛'을 내는 장본인이죠.


저는 이번에 '깜빠리 토마토'라는 종을 사용해봤는데요. 맛과 크기가 모두 일반 토마토와 방울토마토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재밌는 친구더라고요. 보관할 때 쉽게 무르지도 않고 뭔가 더 싱싱해 보여서 좋은 인상을 준 재료였습니다.


보통은 이 레시피에 일반 토마토나 선드라이 토마토를 사용하더라고요. 이 경우 무게가 고민이실 수 있겠습니다마는... 언제나 말씀드리듯이 제가 레시피에 기입해놓은 무게는 어디까지나 '기준'에 불과하니까요, 너무 얽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대강 어림짐작으로 보면 1인분에 일반 토마토 반 개 정도 사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리코타 치즈(20g)

리코타 치즈 또한 제노바식과 구별되는 부분입니다.


근데 생각보다 얼마 안 들어가요. 1인분에 1 tsp정도 넣어주시면 될 것 같네요.


3. 바질(5~10g)

'빨간 페스토'라고 불리는 시칠리아식 페스토에도 바질이 들어가긴 합니다. 제노바식(1인분에 10g)보다는 조금 적게요. 대략 5~10g 사이로 생각하시고 맞추면 될 것 같아요. 생각보다 얼마 안 됩니다.


사진에 보이는 양은 대략 20g 정도 될 거예요. 저렇게 넣으니까 좀 많더라고요.


4. 잣(6g)

영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시칠리아식 페스토에는 잣 대신 아몬드가 주로 사용된다고 되어있는데, 유튜브 영상에서는 대부분 잣을 사용 했습니다.


5.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15g)

열심히 갈아서 씁시다.


6. 마늘(1/4톨)


7.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15ml)


8.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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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식 소스이므로 파스타도 시칠리아식으로 준비했습니다.


'까사레치아(까사레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던데, 이건 복수형인가요...? 저는 모르겠습니다...)'라는 파스타인데, 그 이름은 '집에서 만드는 대로(home style)'를 의미하는 이태리 말에서 유래한 것 같네요. 양 끝이 안으로 말린 채로 꼬여있는 튜브형 파스타입니다. 씹는 맛도 좋고, 가운데 빈 공간이 있어서 소스랑 잘 어울렸습니다.


신세계 백화점 본점 식품 매장에서 구입했습니다만, 마켓컬리에서도 판매 중입니다.


9. 소금, 후추



조리과정을 알아봅시다.


0. 면 삶기

페스토 제조 과정은 그냥 다 갈아 넣는 과정이라서 시간이 정말 얼마 안 걸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면을 미리 삶아두지 않으면 소스는 만들어놓고 멀뚱멀뚱 기다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요.


1. 토마토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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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토마토를 4등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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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토마토 내부를 정리해주세요. 씨와 연한 부분, 그리고 가운데에 위치한 심지 등을 칼로 슥슥 긁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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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과정인데 참고 삼아 사진을 한번 더 올립니다.


2. 재료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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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준비한 모든 재료를 넣고 갈아주는 일만 남았는데요. 저는 뭐 양도 얼마 안 되고 해서 소위 '도깨비 방망이'라고 불리는 핸드 블렌더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만 놓고 말씀드리자면, 핸드 블렌더보다는 일반 믹서기가 좀 더 편할 것 같네요. 제 것이 별로 안 좋아서 그런지 썩 편하게 갈리지는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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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차곡차곡 넣어줍니다. 좌측 사진부터 토마토,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리코타 치즈를 넣는 모습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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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 마늘, 올리브 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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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바질을 넣어주신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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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줍시다. 처음에는 잘 안 갈리는데, 힘을 줘서 꾹꾹 눌러주니 서서히 갈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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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는 모두 완성이네요. 제노바식과는 달리 좀 더 묽은 느낌이 들고 붉은빛이 도는 색깔이 인상적이네요.


이 과정에서 소금, 후추로 간을 해주시면 되는데, 저는 까먹어서 파스타 넣고 해버렸습니다... 뭐 상관없겠죠.


3. 파스타와 비벼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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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파스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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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져 넣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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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까먹은 간을 해줍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소금은 주의해주세요. 이미 짭짤한 재료(치즈, 면수)가 꽤 들어갔으니까요. 눈치 보면서 넣어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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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비벼줍니다. 소스가 좀 많이 됐습니다만, 저걸 그대로 다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4.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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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소스는 놔두고, 소스와 비벼진 파스타 위주로 건져서 담아줬습니다. 보기 좋게 바질도 얹어주고요.


맛을 보니 들어간 재료가 비슷한 만큼 제노바식 페스토와 전체적으로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제노바식에 비해서 좀 더 순하고 부드러운 느낌에 조금씩 느껴지는 토마토 향이 다르긴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바질 사용량을 줄이고, 토마토 맛을 좀 더 끌어올렸으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캔 토마토를 사용한다든지, 선드라이 토마토를 사용한다든지 해서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겠습니다마는 이 자체로도 풍미 가득하고 신선한 페스토로 즐기기에 충분했습니다.




제노바식 페스토는 많은 양을 만들어 놓고 냉장 보관하는 것이 가능한데요. 시칠리아식 페스토의 경우에는 '보관'에 대한 언급을 거의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물기가 좀 많아서 금방 상하려나요...?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가타부타 말씀드릴 수가 없어서, 그냥 적당량을 만드신 뒤 그 자리에서 다 드시기를 권하고싶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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