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를 내어 놓으라!(Lego)

by 고길동

한참을 지나고 한참이 지나야 만날 수 있는, 어느 시절, 먼 미래에 인간과 동물군단 사이에 끝없는 혈투가 있었다. 전투마다 인간은 승리했다. 그만큼 인간세상은 행복져갔고, 동물세상는 피폐해져갔다.


인간에게 멸시당하던 동물군단은 인간계의 보물인 '모비딕'을 강탈해갔다. '모비딕' 은 인간에게 '삶의 의미'를 뿌려주는 마법을 가지고 있었다. 동물군단은 모비딕을 수정구슬에 가두어 더이상 마법을 쓰지 못하게 만들어버렸다.


이후, 모든 인간은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저 하루하루 살다가 죽어갔다. 전투에 이기는 것도 점차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삶의 의미' 외에는 어떤 것도 빼앗기지 않았으나, 그건 모든 것을 빼앗겨 버린 것이었다. 완전한 패배였다.


청년은 깨달았다.


의미 없는 삶은 죽음이다

청년은 죽음으로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모비딕'을 해방시키기로 결심했다. 전재산을 털어 칼 세자루와 용 한마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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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가 어디 있는지는 모르지만 동물군단의 가장 은밀한 곳에 있으리란 것 확실했다. 그곳은 당연히 왕궁일 것이다. 청년은 용을 타고 동물군단 왕궁으로 떠났다. 왕궁에는 종족별 대표가 돌아가며 통치하고 있었는데 그때는 사자종족이 임금이었다. 멀리서 내려보니 종족 대표 경비군단이 임금을 보호하고 있었다. 철통경계였다. 전투력의 차이가 너무나 컸다. 싸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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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1차 전투목표는 경비병의 방어를 뚫고 임금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다. 전투력에 차이가 있을 때 유일한 승리의 방법은 '기습'뿐이다. 우선 악어부터 처리해야겠다. 청년의 목적은 악어와 싸워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단칼에 악어를 쓰러뜨리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계단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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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저만큼 보인다. 어디에 함정이 있을지, 어디에서 동물군단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 백곰이 나를 노려본다. 멈칫하는 순간 기습은 실패다. 백곰부터 처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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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을 쓰러뜨리자 건너편에 있던 바다사자가 뛰어왔다. 능숙하고 빠르게 칼놀림을 부렸지만 방패가 있어 여의치 않다. 빨리 처리해야 한다. 경비병이 소리지르며 계단을 뛰어 올라온다. 시간이 없다. 겨우 겨우 바다사자를 쓰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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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군단 임금과 일대일이다. 무섭고 긴장되지만 침착하고 단호해야 한다. 임금도 긴장될 것이다. 왕궁은 이미 아수라장이지만 청년에게 그 소리는 이명처럼 웅웅거릴 뿐이었다. 순간 청년에게 고요함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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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를 내어 놓으라.


청년은 다시한번 외쳤다. "'삶의 의미'가 어디 있는지 말하라." 사자 임금은 어버버 하며 간신히 말을 이어 나갔다.


삶의 의미에 찾게되면 지금으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그리고 거기서 죽을 것이다.

청년은 크게 외쳤다. "나는 삶의 의미만을 원할 뿐이다"

사자 임금은 모든 걸 포기한 듯 나직히 말했다.


삶의 의미는 바로 네 발 아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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