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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Nov 08. 2023

클릭하는 사람과 클릭을 모으는 사람

https://blog.naver.com/pyowa/223256205754



무언가 선택할 때 쾌감을 느낀다.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가지고 있는 자유 범위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는 하루를 살아도 선택할 일이 별로 없었다. 대부분은 정해져 있는 일이었고,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선택하는 순간은 점심 메뉴, 저녁 약속, 시장에 갔을 때, 그리고 TV채널이었다. 대부분의 것들은 돈이 들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는 TV채널밖에 없었다.


요즘은 하루종일 선택을 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클릭한다. 일어나자 마자, 밥먹으며, 화장실에서, 출근하며, 일하며, 운동하며, 자기 전에, 잠시 깨어났을 때 클릭한다. 하루에 몇 번이나 클릭하는 지 짐작해본다. 뉴스, 카페, 블로그를 스크롤하다. 유튜브를 새로고침해가며 고르고, 페이스북, 브런치북, 쇼핑몰도 둘러본다. 이메일, 쪽지, 채팅도 확인한다. 둘러보다 연관된 정보가 있으면 갈아타며 계속 클릭한다. 대충 짐작해봐도 1000번은 넘을 것 같다. 


우리는 여러 정보를 둘러보다 선택한 후 클릭한다. 둘러본다지만, 사실 우리는 정보에 노출되는 것이다. 하루종일 몇 개의 정보에 노출되는가. 클릭하는 수의 10배 정도는 노출되지 않을까. 나의 경우는 10,000 개는 될 것 같다. 10,000개의 정보에 노출되어, 1,000번의 클릭을 하여 얻은 정보란 나의 삶, 생활, 지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들일까. 10,000개의 정보 중 선택하고 읽느라 나의 두뇌는 쉬는 시간이 없다. 그러니 지친다. 새로운 정보에 노출되고, 클릭하는 시간을 줄이면 줄일수록 나의 뇌는 훨씬 쾌적할텐데 나는 왜 쉼없이 클릭할까.


클릭의 쾌감은 사람을 중독시킨다. 스마트폰은 언제나 나를 유혹한다. 


‘얼른 열어봐, 새로운 정보가 있을지 몰라. 얼른 클릭해! 삶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야’


요즘 구글 블로그를 만들었다. 클릭을 부르는 글쓰기, 구글 검색엔진에 순응하는 글쓰기에 도전하고 있다. 구글 콘솔에 들어가면 나의 글이 몇 번 노출되었고, 몇 번 클릭되었는지 분석해서 보여준다. 누군가의 클릭 100개 모으는 일이 만만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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