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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Nov 15. 2023

삶이라는 회전목마

(옛글 역주행 중~)

https://blog.naver.com/pyowa/223265193820



블로그 이웃 '아라'님이 10년도 더 된 블로그 글에 댓글을 써주신다. 오래된 앨범을 펼쳐보듯 나도 덩달아 블로그 역주행하고 있다. 오늘은 2012년 8월 5일 글에 댓글을 써주셨다.



그때, 클라리넷 동호회에서 '인생의 회전목마(a merry go round in life)'를 들었다. 집에 와 히사히 조의 인생의 회전목마를 다시 들었다. 조용하고 슬픈 멜로디지만 빈공간이 작은 음으로 꽉 채워져 화려했다. 잠시 적막히 흐르면 타악기가 강하게 두드려지고 같은 멜로디가 빠르고 힘차게 반복된다.



히사히 조는 '삶에서 회전목마'라고 썼다. 어느 순간 보았던 아름다운 한 때, 소중한 기억 같은 느낌으로 쓴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번지다 '삶은 회전목마와 같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미쳤다.



빛나는 조명과 원색으로 치장된 회전목마는 세상에는 즐거움밖에 없는 것처럼 돌아간다. 회전목마는 뱅글뱅글 돌면서 세상 모두를 보여준다. 쉴 새 없이 바뀌는 장면 때문에 나의 목마는 세상속을 뛰는 듯 느껴진다. 



회전목마가 멈춘다. 봉에 매달려 있는 목마가 보인다. 목마는 기둥에 매달려서 겨우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이 다 보인다고 생각했었지만, 목마는 원판위를 쉼 없이 도는 운명이었다. 그 원판에서마저 반대편 목마를 볼 수 없는 그런 운명으로 태어나 살고 있었다.



우리는 그런 회전목마를 탄다. 빛나는 조명과 화려한 음악이 나오고 목마에 오르면 회전목마는 돌기 시작한다. 나와 아무런 상관없이 목마는 위아래로 움직이고, 원판은 돌아간다. 회전목마는 우리에게 즐겁지 않느냐고 묻는다. 밝은 표정의 주변사람들을 보니 나도 덩달아 즐거워진다. 몇 바퀴를 돌고 회전목마가 멈추면 우리는 내려야 한다. 잠깐이었지만 나의 함께했던 사람들의 눈빛과 환한 웃음이 남는다.



시인 박우현씨는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고 말했다.



오늘 다시 '인생의 회전목마'를 들었다. 많은 생각을 하며 들었다.







https://blog.naver.com/pyowa/70143904398




https://youtu.be/gRYfM3X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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