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고레에다 히로카즈)(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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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만화책으로 읽었다. 두 번 읽었다. 블로그 독서노트를 다시 읽었다. 일상의 소중함과 어쩌지 못하는 인생을 그린 만화다. 고레에다의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일상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는 고레에다가 만들었으니 다행이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도 일상의 소중함과 어쩌지 못하는 인생에 관한 이야기다. 행운도, 사랑도, 불행도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 속에 놓여 있는 우리는 살아갈 뿐이다.
삶은 나의 조건따위엔 관심이 없다. 내가 15살이었던, 병들었건, 사랑하는 사람이 있건 그런 건 상관치 않는다. 삶에 기적 같은 건 없다. 어떻게 지내건 시간은 지나가고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벚꽃은 예쁘고 찬란히 피다가 축제처럼 흩날린다.
젊은시절 봄을 탔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이들어 알게 되었다. 나와 상관없이 지나가는 봄이 애탔다. 다른 사람들에겐 새로운 뭔가가, 설레이는 뭔가가 여기저기 있을 것만 같았다. 이 좋은 계절이 나에겐 아무일도 없이 지나버릴 것만 같았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지만, 무엇을 해야할 지도 몰랐다. 봄마다 애탔다. 어느 해 봄부터 더 이상 애타지 않았다.
젊음이 떠나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