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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구나 Jun 06. 2024

가장의 어깨

얼마 전에 아가들과 함께 서울랜드에 다녀왔습니다.
아가들을 데리고 다 같이 놀이동산에 가는 것은 처음이고 날씨도 좋아서 저도 무척 설레고 기분 좋았습니다.

아가들이 아직 어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시한 놀이 기구만 탈 수 있었는데 놀이 기구를 타는데 살짝 긴장이 되는 것입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무서운 놀이 기구를 타도 마냥 신나기만 했는데요...
왜 긴장이 되나 생각을 해보니 저 혼자 타면 상관이 없을 텐데 아이랑 같이 타니 혹시라도 안 좋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은 걱정에 불안감이 높아졌습니다.

불안감...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끔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마음...
이제 저도 누군가의 아빠이고 한 가정의 가장인 것이지요...

차를 타고 운전할 때도 예전과 다르게 불안감이 높습니다.
제가 제정신 차리고 살아도 혹시 '이상한 사람이 옆에서 갑자기 확 끼어들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있어서 마음이 찰랑한 기분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앞으로 회사 생활을 정말 잘 해야 15~20년...
운이 없거나 능력이 없으면 10~15년...
지금은 무작정 버틸 생각으로 있지만 세상이라는 것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아가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필요한 시간 동안에...
어떻게든 우리 아가들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하고 은퇴 이후에 제 앞가림 스스로 할 수 있게 하려면 바짝 10~20년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합니다.

회사 외 수익 창출을 위해서 부동산, 주식, 연금과 부업을 생각하면서도
또, 본연의 '직장인'으로서 회사에서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을 하며 살아가긴 해야 합니다.
그리고 독서도 해야 하고 몸 생각도 해야 하니 운동도 해야겠지요...

가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그렇게 책임감을 가지고 살라고 말하지 않지만 또 누군가는 그렇게까지 하고 살아야 하냐고 말하긴 하지만...
우리 가족을 좀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게끔 노력해야 하는 것은 일종의 가장의 사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럼에도 믿을 수 있는 것은 우리 가족, 내가 믿고 있는 자산 그리고 저의 '꿈'입니다.

아빠, 엄마, 대한민국의 모든 가장들
참 열심히 살고 참 열심히 노력하고 살아갑니다.
가장의 어깨가 참 무겁지만...
그럼에도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제 등 뒤에 있는 소중한 가족들 덕분입니다.

갑자기 부모님이 생각납니다.
부모님도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은 생각으로 살아오셨겠지요?
어머니, 아버지가 누굴 위해서 그렇게 아끼고 조금이라도 더 벌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고 했을까요?
그 마음을 잘 알기에...
저도 그렇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전쟁터에서 싸우고 들어온 아빠는,
자고 있는 자식들을 보며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집니다.
소중한 내 새끼들...
소중한 내 사랑...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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