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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구나 Sep 26. 2024

좋은 일은 말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직장인 겸업 팁

네이버 뉴스를 보다가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쌍둥이 형제 중 동생이 형에게 금감원 대리시험을 보게 했고 그것이 걸려서 실형을 받았다는 기사입니다.


제가 처음에 이 기사에 관심이 간 이유는 '도대체 어떻게 걸린 것인가?' 궁금함 때문이었습니다.

제 주위에 쌍둥이 친구가 있는데 이런 비슷한 상황을 가정해서 물어본 경우가 많았습니다.


"너네는 수능 보면 누가 누구인지 어떻게 알아?"


쌍둥이 중에서 공부를 잘하는 쌍둥이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수능 한번 보고 다음 해에 동생 쌍둥이 시험을 봐주면 안 걸리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누구나 할 법 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걸린 것인가 궁금했는데, 기사를 읽어보니 답이 있었습니다.



블라인드에서 대리 시험 응시 의혹이 제기되었다고 합니다.


전 이 기사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철부지 친구가 이걸 누군가한테 말한 것 아닐까?'


주변 사람 중에 누군가에게 대리시험 이야기를 했고 그걸 배 아파한 누군가가 블라인드에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남이 부러워하거나 배 아파할 수 있는 이야기는 가족 외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가족도 가족 나름이긴 하지만요.


얼마 전에 전 직장에 친한 감사팀장님께 연락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라구나 : 팀장님, 잘 지내셨어요?

감사팀장 : 오, 그래 잘 살고 있니?

라구나 : 아 옙, 팀장님도 잘 지내시죠?

감사팀장 : 나도 똑같지 뭐~


오랜만에 연락드려서 이런저런 근황 토크를 하다가 갑자기 궁금한 점이 있어서 팀장님께 문의를 드렸습니다.


라구나 : 아, 맞다 팀장님 근데 회사에서 임직원들 겸업하는지 어떻게 확인해요?

감사팀장 : 아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크래탑'이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여기서 사업자 조회를 해볼 수 있지.

라구나 : 아, 그런 사이트가 있어요?

감사팀장 : 웅, 이름이랑 주민등록 앞 번호 있으면 사업자 조회가 가능해.


겸업을 검토하고 계신 분들 있으시면 본인 이름으로 사업자를 내시는 것은 조심하셔야겠습니다.


경우에 따라 와이프나, 부모님 인적 사항으로 공동명의로 사업체가 있는지도 보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라구나 : 조심해야겠네요...

감사팀장 : 근데 그렇게 걸리는 것보다 더 많이 걸리는 방법이 뭔지 알아?

라구나 : 뭔데요?

감사팀장 : 제보


이마를 '탁' 하니 때리고 '맙소사'를 외치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남이 잘 되는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겠지요.




이과장 : 김대리 나 이번에 마포에 신축 아파트 계약했다.

김대리 : 오 김 과장님, 축하드려요. 근데 거기 비싼데 어떻게 사신 거예요?

이과장 : 아, 이거 어디 가서 말하지 마. 와이프 명의로 작은 카페를 하는데 그게 돈 버는 기계야.

김대리 : 아 그래요? 아무튼 축하드려요


두 사람이 헤어지고 나서,

멀리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무주택자 박 과장이 다가옵니다.


박과장 : 김대리, 아까 누가 집을 샀다고?

김대리 : 아 박과장님도 들으셨어요? 이 과장님이 집을 사셨다고 하네요.

박과장 : 이 과장이 돈이 어디서 나서

김대리 : 모르겠는데, 무슨 카페를 한다고 하시네요.

박과장 : 카페???


평소에 이 과장이 나대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 박 과장은 그 사실을 감사팀장에게 넌지시 흘립니다.


박과장 : 오 팀장님 잘 지내셨어요?

감사팀장 : 오 박과장 오랜만이야, 뭔 일 있어?

박과장 : 아니 팀장님 요즘은 회사 다니면서 카페 해도 되나요?

감사팀장 : 아 당연히 하면 안 되지. 누가 카페한데?

박과장 : 아, 안되는구나. 아니 저도 잘 모르는데 영업팀 이 과장이 카페 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요.

감사팀장 : 아 그래???


뭐 이런 식의 흐름 아닐까요?

아니면 평소에 이 과장이 본인한테만 자랑하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던 김대리가 감사팀에 제보를 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친하지 않은 사람이 말할 가능성이 더 높겠지만,

친한 사람도 언제든지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의 결말을 확인해 보면 '가장 믿었던 사람'이 뒤통수를 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사랑과 전쟁'에서만 나올 것 같은 막장 극장이 우리의 인생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지요.


소중한 회사를 나올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아직은 회사 밖에서 하는 활동들을 오픈하지 않으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조금 돈을 벌거나 잘 돼서 입이 근질근질할 수도 있지만 입을 꾹 참으시기 바랍니다.


회사라는 조직에서는 잘된 일은 말하지 말고

잘 안된 일을 말하는 것이 조금은 얍삽하지만 본인에게 유리합니다.


집 있는 이 과장에게는 밥을 사라고 하지만

집 없는 박 과장에게는 커피라도 사주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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