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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구나 Oct 03. 2024

경청을 하는 우리의 실제 모습

말로만 경청

경청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자기계발서 몇 권이라도 읽어보신 분들은 '경청'의 중요함을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시지요.
대표적인 예시가 이거 아닙니까?

'입은 하나고 귀는 두 개다'

말을 적게 하고 많이 듣는 것이 좋다는 예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경청의 중요함을 아시지만 경청을 잘 하시나요?
저는 회의를 하거나 남들과 대화를 할 때 '경청'을 해야겠다고 의식을 하고 있는데도 그러지 못한 모습을 종종 봅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이야기를 드려보겠습니다.




회의를 합니다.


다들 어느 정도 배운 지식인이라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집중력이 오래가지 못합니다.

평소에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 대리가 말을 합니다. 처음에는 눈 맞춤도 하고 적절하게 고개도 끄덕여주면서 이야기를 듣습니다.


원래 말이 길지만 오늘따라 결론까지 도달하는 말이 더 깁니다.


고개를 까닥이면서 듣는 척은 하는데 옆에 보니 김 과장은 핸드폰을 보고 있고 박차장님은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있습니다.
저도 갑자기 수첩을 보는 척을 합니다.

그러다 번뜩!
다시 '경청을 잘하자'라는 생각이 떠올라서 이대리의 눈을 봅니다.
이대리의 눈도 보고 고개도 끄덕이고 있지만 이대리의 이야기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나갑니다.

이대리 사수인 김과장 표정을 보니, 빨리 말을 끊고 자기가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대리는 열심히 말하는데 회의실에서 제대로 듣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듣다 못한 손 팀장이 결국 소리를 칩니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이 대리!"

https://unsplash.com/ko/@enginakyurt



경청이 힘든 이유는 다양하지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들을 가치가 없어서.
2. 들을 가치가 있지만 지루해서.
3. 내가 말을 하고 싶어서.

들을 가치도 없는 말을 하고 있는데 사회생활은 해야 하고 매너는 지켜야 하니 억지로라도 경청을 하려다 보니 힘이 듭니다.

들을 가치가 있는 말을 해도 말이 너무 길어지거나 재미가 없으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자꾸 딴짓을 하게 됩니다.

말하는 것을 듣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생겨서 어서 빨리 내가 말을 하고 싶어서 말을 끊고 싶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제 스스로 '경청하는 것이 어렵구나, 딴짓하지 말고 나도 좀 더 집중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였습니다.
회의를 하면서 경청을 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말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겼는데, 제가 계속 '경청'을 의식하고 있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봤는데 1,2,3번에 해당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물론, 제가 말을 잘 못한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를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한번 회사 생활이나 지인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말을 하면서 사람들 반응을 한번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소수가 만나는 술자리면 집중 안 하는 사람이 없을 텐데 회사에서 보면 집중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내가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도 알 것이고요.

이것도 습관이 들이도록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경청하지 않으면 남도 경청하지 않을 것이고 아무도 경청하지 않을 때 나라도 집중해서 들어주면 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도 있겠지요...
이런 말을 들을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다른 분들은... 다 제 이야기 집중해서 안 들어주는데... 김 과장님만 그래도 집중해서 들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감사합니다 과장님..."

사람 마음을 얻는 것이 이런 '작은 존중'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아닐까요?
글을 쓰다 보니 경청은 '작지만 큰 존중'이라고 정리가 되네요.

'경청, 작지만 큰 존중'

글 쓰면서 급조해서 만든 말이지만 마음에 드는 표현이네요.
여러분도 작지만 큰 존중을 생활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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