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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구나 Apr 16. 2024

마지막 전화

너를 잊게 한 너의 한 마디


전화를 할지 말지 하루 종일 고민했다.

일 년이 지난 지금 너에게 전화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데 나는 너를 잊지 못했다.


너와 헤어지고 나는 새로운 사람,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친구가 소개해 준 사람인데 좋은 직장에 좋은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네가 생각났다.


나를 만나기 위해 새벽에 지방에서 올라오던 너를

내 생일에 전집에서 막걸리를 마시다가 갑자기 써온 편지를 읽어주던 너를

그런 나는 너를 너무 사랑했다.


스위스로 여행 가는 날

너는 나를 공항까지 데려다주고 나에게 맛있는 거 사 먹으라며 유로를 건넸다.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좋은 추억 쌓고 와, 보고 싶을 거야"

그런 너를 나는 공항에서 안고 입을 맞췄다.

너의 사랑이 너무 따듯해서 나는 행복했다.


비행기에서, 숙소에서, 카페에서 너를 생각하며 편지를 썼다.

다음에 같이 오자고, 여기 너무 좋다고.


그런 너와 나는 헤어졌다.

너를 잊으려고 잊으려고 노력했지만 잊기가 어려웠다.

너를 잊으려고 할수록 네가 더 생각났다.


새로운 사람, 좋은 사람이 나에게 고백하던 날

나는 그 사람에게 하루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 사람을 생각할 시간이 아니었다.

내가 사랑한 '너'를 생각할 시간이었다.


결국 밤늦게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

길고 긴 전화 연결음을 기다리며 나는 너와 헤어진 1년을 떠올렸다.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힘들고 외로웠고 상처가 많았다.


"여보세요?"

그리고 이어진 너의 한 마디


"누구세요?"


너의 한 마디에 나는 깔끔하게 너를 잊었다.

내가 사랑한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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