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List 에 노미네이트 되다
올해 나는 역서 ''상처받은 영혼들'' (알리사 가니에바 저)로 러시아 정부에서 수여하는 ‘’Read Russia’’라는 상에 지원했고, 한국인 최초로 Short List (38명)에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최종 후보 19명 안에 들지 못하면서 다음 번역상을 준비하게 되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공모 언어에 한국어가 없고, 상황에 따라 공모 언어가 추가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만 갖고 지원을 한 데다, 한국인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Short List에 노미네이트 된 적도 없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한국에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는 이 번역상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볼까 한다.
러시아 정부에서 러시아 소설이나 시를 번역하는 세계 여러 나라의 외국인 번역가에게 수여하는 유일한 번역상이다. 물론, 러시아 정부에서 수여하는 상인 만큼 가장 권위 있는 상이기도하다. 이 상은 2011년에 러시아 출판매스컴청 (우리 나라의 문화체육관광부와 비슷한 역할을 함) 산하의 ‘’러시아 번역원’’에서 제정했다. 올 해로 5회를 맞이하며, 2년에 한 번씩 세계 여러 나라에 있는 우수한 번역가들에게 상을 수여한다. 수상 부문은 ‘’러시아 고전 문학’’, ‘’러시아 현대 소설 중 1990년 이전에 출간된 작품’’, ‘’러시아 현대 소설 중 1990년 이후에 출간된 작품’’, ‘’시’’로 총 4개 부문이 존재하며, 부문 별로 각 가장 우수한 번역가 한 명씩을 선정하여 상을 수여한다.
이 상을 제정한 목적은 아래와 같다.
1)러시아 문학 작품의 대중화
2) 러시아 문학 작품을 번역하는 외국인 번역가 지원
3) 러시아 문학 작품을 출간하는 해외 출판사 지원
4) 여러 나라와의 문화적 협력 강화 및 발전 도모
1) 번역가 본인이나 해외에 있는 출판사에서 러시아 번역원에 서류를 보낸다.
->번역가나 출판사 소개 자료, 역자의 간략한 프로필 (여기에는 역서 목록이 언급이 돼야 한다), 전문 번역가나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전문가가 직접 작성한 역서에 관한 자세한 자료를 러시아 번역원 측에 이메일로 보내야 한다. (역서는 항공편으로 보내야 한다.)
2) 러시아 번역원 측에서 번역상 지원 작품들을 검토한 후에 지원 작품들 중 Long List를 뽑는다.
(올해의 경우 총 176건의 지원서가 접수됐고, 이 중 세계 23개국에서 출간된 90권이 Long List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3) Long List 중에서 Short List를 추려낸다.
(올해의 경우 총 16개국에서 출간된 38권이 Short List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4) 보통은 Short List가 최종 후보 리스트이지만, 올해는 Short List에서 또다시 최종 후보를 추려냈다.
(올해의 경우 총 19편의 작품이 최종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5) 부문별로 한 명씩 선정하여 번역상을 수여한다.
우리나라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한국문학번역원이라는 기관이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에서도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 출간된 한국 문학 작품 중에서 해마다 우수한 번역가를 선정하여 ‘문화체육 장관상’, ‘한국문학 번역 원장상’을 수여하며, 이 외에도 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일본어권에 한하여 한국문학 번역신인상을 수여한다. 나와 공역자도 2017년에 제15회 한국문학 번역상을 수상한 바 있다. (번역상 수상작은 김영하 선생님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이다.)
해당 번역상에 지원할 수 있는 작품은 2018-2019년에 출간된 역서인데, 사실 작년에는 내가 번역한 러시아 소설도 한 권 밖에 없었고, 현재까지도 내 프로필은 주로 한노 소설 번역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올해에는 러시아에서 2권이 출간되었고, 한국에서 러시아 베스트셀러 작가인 빅토리아 토카레바의 ‘’ 티끌 같은 나’’(중단편집)가 출간된 데다, 내년 상반기에도 러시아 베스트셀러 작품 2권이 더 출간될 예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2년 동안 노한 소설 번역 이력이 다소 풍성해질 예정이므로, 2년 후에 있을 번역상에 지원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무수히 많은 가능성과 도전으로 이루어진 것 아니던가? 건강한 정신과 육체만 있다면, 2년 후에 있을 번역상에도 도전하고, 이 외에도 문학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프로젝트를 성사시켜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