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되면 본가에 가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처가에 가서 하룻밤을 잔다. 늘 해오던 패턴이다. 오래전 일이지만 한 번은 순서를 바꿔 처가에 먼저 가고 본가에 다음 날 간 적도 있었다. 그런데 딸 셋인 집안에서 우리만 먼저 왔다 가니 다들 아쉬워해서 그 후로는 본가에 먼저 갔고 안 간 적도 없었다.
평소 같으면 본가에 가서 식구들과 차린 음식 먹고 TV 보거나 술 한잔 하며 얘기 나눌 시간인데.. 이번 설은 본가에 가지 않았다. 지난주 어머니가 독감에 걸리셨고, 이어서 아버지가 심하게 감기에 걸리셨다. 어머니께서 아이에게 감기를 옮길 수 있다고 명절에 집에 오지 말라고 하셔서 따르기로 했다. 다음 주에 가도 되는데 집에서 보내는 명절이 처음이라 그런지 마음이 영 허전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