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수학교육 에세이, 네모돌이 05편
언젠가 스승님이 말씀하셨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서로 그렇게 미워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
라고. 그렇다. 와이프와 네모돌이 사이에서 나는 이 두사람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다.
와이프는 네모돌이를 그렇게 혼내고 지긋지긋하다고 하면서도 마트 같은 곳에 가면,
이거 네모돌이가 좋아하겠지?
하면서 네모돌이가 좋아할 물건을 카트에 담는다. 그리고 네모돌이는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 라고 말하면서도, 항상 잘 때는 엄마 옆에서 자고 싶다고 칭얼거린다.
그런데도 이 둘은 서로 보기만 하면, 계속 충돌이 벌어지고 서로 감정을 상한다. 나는 그 사이에서 와이프의 편을 들 수 밖에 없었고, 네모돌이는 점점 더 감정적이 되어갔다.
나는 네모돌이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길 바라면서, 가끔씩 산책을 제안했다. 네모돌이가 잠시라도 고요해지길 바라면서 같이 산책길을 걷고 있으면, 계속 무언가를 말하는 네모돌이 때문에 입을 다물고 산책을 할 수 있으면 아이스크림을 사준다고 꼬셔본 적이 있으나, 항상 실패했다.
네모돌이가 수학을 잘 하길 바라면서, 한 페이지 풀 때마다 500원씩 줄게 라고 꼬셔봤지만, 네모돌이는 그마저도 성공하는 일이 별로 없었다.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학습을 하던 때에도, 수학문제집을 잘 풀면 그에 따라 한 페이지당 500원씩 준다고 했을 때 왠일로 잘 해서 나중에 검사해 봤더니, 방송 보면서 풀어준 답만 열심히 책에 베껴쓴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네모돌이는 그것을 속이려고 한 것도 아니었고, 그냥 그것 자체가 공부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온라인 학습도 실패했다.
놀고 싶으면 책을 한권씩 읽으라고 한 적도 있었지만, 책을 읽었으되 그것이 긍정적인 상황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우리가 아이에게 책을 읽히려는 이유는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었는데, 정작 아이는 그런 경험을 통해서 책을 읽는 것이 하나의 벌칙인 것처럼,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싫어하는 일이 되어 버렸다.
나는 다른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처럼 네모돌이에게도 수학을 상냥하게 가르치고 싶었지만, 이마저도 공부를 가르치던 도중에 네모돌이가 내는 짜증에 덩달아 나도 짜증이 나기 시작해서 결국은 공부에 대한 더 안 좋은 감정적 습관만이 남았다.
그냥 무언가를 더 시도해 보려고 하는 것이 네모돌이에게 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