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리킨디센터 May 20. 2020

슬기로운 미래교육 시즌1 오프닝 ③

대학사회는 COVID-19 위기국면에서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

크리킨디센터는 연세대학교 청년문화원이 주최하는 [슬기로운 미래교육]이라는 ZOOM 웨비나(Webinar: 웹으로 진행하는 세미나)의 진행을 돕고 있습니다. 이 웨비나는 5월 13일부터 6월 24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5시에 진행합니다.

참여를 원하실 경우 슬기로운 미래교육 신청하기를 클릭하여 사전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의 기조발언 후 연세대에 재학 중인 유수정 님이 현재 대학 교육의 생생한 현장을 공유해주었습니다. 


이어서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학 교수가 대학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라는 주제로 함께 고민해볼 질문을 나눴습니다. 웨비나에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송인한 교수의 발표 내용을 공유합니다.




대학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_송인한


피터 드러커는 '30년 이내에 지금 같은 대학은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예전엔 대학도서관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정보가 교류된 세상입니다. 대학은 사회의 변화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가장 뒤처진 곳입니다. 구글과 IBM은 구직자에게 더 이상 대학 졸업장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코로나 19를 계기로 대학의 과제를 고민해보았습니다. 각종 시사프로그램과 유튜브를 보면 전문가가 넘쳐납니다. 코로나 19가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가 필요한 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전체를 못 보고 있다는 증거일까요? 저는 몇 가지 삐딱한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정말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예전처럼 여행하고 교류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가요? 온라인으로 일하면 이동 시간을 아낄 수 있고 대인관계 스트레스도 줄어드는데 정말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걸까요?


    의미적인 차원에서 볼 때, 과거로 돌아가는 게 맞나요? 우리 사회의 모순. 열악한 근로환경, 열악한 사회안전망 등을 그대로 두고 과거로 돌아가는 게 바람직할까요?


함께 이 질문을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대학은 교육만 하는 곳인가요? 대학은 교수와 학생이 교류하고, 협력적 네트워크를 만들며, 사회에 기여하고 참여하는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 코로나 시대에 대학의 고민은 교육을 매끄럽게 제공하는 거에만 집중하는 느낌입니다.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정말 '우리'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위기 때마다 약한 이들은 낙오되고 사라지면서 살아남은 사람들만 '살아남았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취약계층과 어려운 이들도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되지 않을까요.


영화 <기생충>을 보면 같은 폭우지만 저택에 사는 사람들과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이 받는 영향은 다릅니다. 코로나 19도 마찬가지의 영향을 끼친다고 봅니다. 위기 때마다 불평등은 점점 커져 왔습니다. 경제 위기 때마다 자살률은 크게 높아졌고요. 지금 상황에서 우리는 잊혀진 자들(The Forgotten)을 많이 걱정하는데요. 예전엔 잊혀진 자들의 존재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온라인 접속을 끊으면 이들을 안 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방역선진국으로 평가하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아직 끝난 게 아닌데 다른 나라와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를 비교하면서 마치 게임처럼 평가하고 줄 세우기를 하는 게 영 찝찝하게 느껴집니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같이 협력하고 조망하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대학의 경우엔 융합 연구가 필요하겠죠. 과일에 비교해서 설명하자면 과일 본연의 맛은 단학제적(monodisciplinarity)입니다. 샐러드는 여러 과일이 섞여 있지만 여전히 과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지요. 우리는 지금 이런 다학제적(multidisciplinarity) 단계에 있습니다. 스무디는 간학제적(interdisciplinarity)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일이 서로 물리적으로 섞여서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거죠. 그리고 초학제적(transdisciplinarity) 단계는 와인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화학적 반응으로 본래의 과일 맛이 아닌 새로운 맛이 만들어지는 거죠.


이렇게 우리는 새로운 협력의 체계가 필요합니다.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서로 존중하며, 유연성과 다양성을 조율하고, 각각에 힘을 실어주고 조직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지금 전체를 보며 협력하고 있을까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빠르게 멀리 가려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편집

쏭쏭
크리킨디센터의 소식을 전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슬기로운 미래교육 시즌 1 오프닝 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