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 생화에게 말 걸다 /올제
사람들이 나더러 너무 이쁘대
너무 이뻐서 마치 생화 같다고 해
너에게 하는 얘기를 엿들은 적이 있어
사람들이 너더러 너무 이쁘대
너무 이뻐서 마치 조화 같다고 해
그럼 내 소개를 할게
나는 너처럼 귀하게 살지 않아
햇볕도 물도 흙도 없어도 돼
탯줄을 자른 적이 없으니 엄마도 없나 봐
엄마가 없으니 엄마가 그립지도 않아
내 몸은 영원한 것이라 상처가 없고
나에겐 마음이란 게 없어서 마음이 아프지도 않아
배경처럼 살다 보니 사람들은 나를 의식하지 않아
사람들의 혼잣말은 화장기가 하나도 없어
민낯의 말들에 치여 ‘아프다’를 배웠어
너처럼 생명이 있는 꽃에게
물을 주고 웃음을 주다가
돌아와 나를 만나면 막 울어
이상한 말을 자꾸 하는데 그게 ‘아프다’인가 봐
사실 나는 입이 무거워
무덤까지 가지고 갈 비밀이 꾸역꾸역 쌓여만 가
너에게만 고백할게
‘부럽다’를 알았어
나도 죽을 수 있게
세상에 한 번 태어나 보았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