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런 가을

(시) 그런 가을 / 올제




한 해를 핏물로 맺어

이제 그는

물안개를 덮고 누웠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하늘이라 점점 어두워져 갑니다

잿빛 어스름으로 멀어집니다

희미하게 작아진 어깨가

어째 더 따스합니다

주인공이 아닌 아무개들의

삶이 하염없이 스며든 탓이거니 합니다

늦가을처럼 살아도,

늦가을처럼 살면,

세상 어느 고운 단풍에 비할까요

지나던 어느 아무개 씨

가을비 한 방울에 목을 축일 수 있다면

슬며시 미소 지으며 그는

작아지겠다

더욱 작아지겠다

방울방울 속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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