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오늘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어가는 날이다.
어머니 하면 늘 구멍 난 고무신과 거친 손이 생각난다.
팔 남매와 시어머니를 혼자 돌보시느라
정작 자신은 돌볼 시간이 없으셨던 어머니
자신의 입을 거 먹을 건 생각조차도 못 하셨던 어머니
막내인 나는 어머니의 구멍 난 고무신을 볼 때마다 어머니가 하얀 새 고무신 신는 것을 상상했다.
어머닌 흰모시 저고리를 곱게 다려 입고 코가 유난히 하얀 흰 고무신을 신으셨다. 키가 작지만 어머니는 예전엔 곱고 아름다운 사모님 이셨다.
난 이런 엄마가 멋지고 좋았다.
그리고 열심히 돈을 모았다.
어느 날 어머니의 고무신을 살 수 있는 날이 왔다.
어머니의 고무신을 사서 품 안에 안고 집으로 뛰어 오던 날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다.
그때가 국민학교 이학년 겨울이었다.
고무신을 받으신 어머니는 얼마나 행복해하시는지
내 얼굴을 어머니의 얼굴로 비벼 대셨다.
"어이구 내 새끼 잘난 내 새끼"
어느새 내 얼굴은 어머니의 눈물로 범벅이 되었다.
모처럼 그날은 엄마 곁에서 엄마 젖을 만지며 행복하게 잘 수 있었다.
그다음 날 아침이 되고 학교 가려던 나는 깜짝 놀랐다.
어머니의 고무신은 여전히 구멍이 나 있었다.
대신 나의 찢어지고 짝짝이던 검정 고무신은 온 데 간데없고 햇볕에 반짝이고 있는 새 검정고무신이 있는 게 아닌가ᆢ
고무신
어머니 주름진 손이
어머니 옷고름 만치 헤어졌어도
어머니 구멍 난 고무신은
팔 남매 입히고 먹이느라
마를 날이 없어도
한 겨울의 찬바람이
어머니의 구멍 난 고무신 속에 숨어도
어머니는 팔 남매를 먹이시고 입히느라
구멍 난 고무신 벗을 시간도 없네.
아! 어머니 나의 어머니
지금은 편히 쉬고 계신가요?
지난번 추석 때 사다 드린 새 고무신은
잘 맞던가요?
이번엔 아끼지도 바꾸지도 마시고
꼭 신으세요
이제 해마다 해마다
새 고무신 꼭 사다 드릴게요.
어머니 돌아가신 십 년 되는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