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일상의 소중함

by 속초순보기

출근을 하여 복도에 마련된 탁자에 앉아 달달한 모닝커피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 직장은 복도에 카페처럼 탁자와 의자를 배치 해 놨다. 의자에 앉으면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바다에는 햇빛이 반사되어 물빛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청초호와 연결된 구수로에는 어선들이 계속 드나들었고, 설악대교와 금강대교가 나란히 있는 도로에는 많은 차들이 교행하고 있다.


창밖의 익숙한 풍경들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며, 내 시선은 푸른 하늘의 몽글몽글한 구름을 쫓아 가고 있었다. 그때 동료들이 우르르 3층으로 몰려 올라오더니 양쪽으로 갈라져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무실로 들어가는 동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 매일 보는 사람들이 오늘따라 왜 더 정겹게 보이지? " 하며 혼잣말을 했다.

잠시 후 동료가 커피잔을 들고 와 옆자리에 앉았다. 퇴근 이후 집에서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직 아이가 어린 그 직원은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 관리에 애를 먹고 있었다. 반에 확진자가 생기면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자가격리를 하면 챙겨줘야 할 것들도 많아 매일 아침이 전쟁통이라는 것이다. 얼른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



나는 어젯밤 잠을 자다 코를 세게 골아 안방에서 쫓겨났다는 이야기를 들러주었다.


나이 탓인지.. 건강 탓인지 코를 골게 된다. 잘되었다. 혼자만의 공간이 생겨 너무 좋다. 코를 골아도 상관없고, 늦게까지 불을 켜놔도 괜찮고.. 그래도 그렇지.. 나가라고 하다니.. ㅎㅎ


커피가 잔에서 1/3쯤 남았을 때 아래층 동료가 결재판을 든 채 허겁지겁 올라오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동료는 눈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국장실로 직행해 버렸다.


잠시후 국장의 부재를 확인한 직원이 도로 나오며 하는 말이 “ 언니, ooo 알지? ” “그럼, 싹싹하고, 늘 친절하고, 예쁘기까지 하잖아.” “ ooo가 어제 자다가 심장마비로 죽었어” 나는 너무 놀라 들고 있던 커피잔을 놓칠 뻔했다.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고, 팔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틀전 퇴근길에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헤어졌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이 세상에서 사라지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일 년 전까지만 해도 같은 부서의 같은 팀에서 함께 일을 했다. 뭐라고 말을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고,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의 죽음은 충격이었고, 평화로운 아침을 멈추게 한 폭탄이었다. 조금 전 햇빛에 반사되어 유독 반짝이던 물방울이 별이 되려고 사라졌나..


출근을 하고,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동료들의 출근모습을 바라보는 이 단순한 일상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수많은 별들 중 하나가 되어 있을 동료를 생각하며, 하찮게만 여겼던 일상이 너무 소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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