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교만한 말

알아맞혀 보시오

by 간서치 N 전기수

세상에서 제일 교만한 말은 무엇일까?


먼저 떠오르는 말이 있다.


I'm King Of The World


맞다. '내가 세상의 왕'이라는 말은 교만한 말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또 다른 교만한 말이 있다.

힌트는 네 글자다.


바로


가족계획


그렇다. '가족계획'이라는 말이 내가 생각하는 세상에서 제일 교만한 말 중에 하나다.




교회 선배 중에 딸만 하나인 형님이 있다.

집안도 잘 사는 편이고, 부부도 직장이 좋아 자녀가 더 있어도 좋을 법한데, 애가 하나밖에 없었다.

청년들이 모여 있을 때, 한 청년이 이유를 물었다. 그 형님의 대답은 이러했다.


우리도 애를 낳고 싶었지.
혜현이가 허니문 베이비였거든.
둘째도 어렵지 않게 낳으려니 했는데
좀처럼 생기지 않더라.
그래서 딸만 하나인 거야.


첫째가 쉽게 생겨서 둘째도 그럴 줄 알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임신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에 어느 부부는 결혼한 지 몇 년이 되도록 애가 들어서지 않다가, 첫째를 낳은 후에 곧 둘째가 생기는 케이스도 보았다.

아내의 친구는 결혼 후 피임을 하며 임신을 미뤘는데, 막상 임신을 시도하니 좀처럼 임신이 되지 않다가 7년 만에 자녀를 낳았다.


오늘 브런치에서 불임으로 고통받는 어느 여성분의 글을 읽었다. 우리 부부도 마흔 넘어 인공수정에 실패해 봤기에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다행히 나는 아이에 대한 미련이나 집착은 없었다. 이유는 다른 글에서 이야기하겠다. 지금은 아내가 결혼 전에 낳은 아들을 친자식 삼아 함께 성장해 간다. 아내는 내게 이런 말은 한 적이 있었다.


내가 OO를 가졌을 때, 시어머니가 지우라고 했거든.
그런데 이 애를 지우면 왠지 내 인생에는
더 이상 애가 없을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드는 거야.
그래서 낳았지. 낳길 정말 잘한 게,
OO 없었으면 내 인생에 아이는 없을 뻔했어.




최근 <환불 원정대>의 린다 G는 지금 임신을 위해 한약을 먹고 있다며, 활동 중에 임신을 하게 되면 탈퇴할 거라는 여지를 남겼다. 그렇게 말하는 그녀에게서 겸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임신은 참 오묘한 신비다.

임신의 메커니즘을 모르던 시절에는 두루미나 삼신할머니가 점지해 줘야만 애가 생긴다고 믿었다. 이게 미신이라고만 할 수 없는 건, 임신의 과정과 원리를 아는 지금도 쉽게 임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연임신도 그러거니와,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은 들인 수고에 비해 성공률이 높진 않다.


전에 말했듯이, 인간은 포유류 중에서 가장 수태 능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산업화로 인해서 결혼과 임신도 연기된다. 그와 함께 불임의 원인도 함께 늘어난다. 설령 임신이 된다 하더라도 유산이라는 고비가 남아 있다. 유산을 자연선택의 과정으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막상 겪는 이에게는 그리 쉽게 단정 지을 게재가 아니다.




가족계획은 성립할 수 없는 말이다. 그런데고 오랜 시간 그리 믿고 살았다. 그래서 원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임신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갖게 했다. 착각의 결과는 불임이고 난임, 유산의 아픔으로 다가왔다. 그 진실 앞에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는 신혼부부에게 말하고 싶다.


가족계획 같은 거 없어요.
그러니 아이를 낳을 거면 열심히 사랑하세요.
그러다 생기면 낳는 거지 가족계획 같은 거, 생각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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