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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서치 N 전기수 Mar 29. 2021

박나래 김민아 논란을 접하고 시조 한 편이 떠올랐다

박 나래김민아 성의식 논란에 붙여

두류산 양단수를 내 듣고 이제 보니/도화 뜬 맑은 물에 산영조차 잠겼세라/아이야 무릉이 어디뇨 나난 옌가 하노라 -남명 조식

위의 시조는 조선 성리학의 거두였던 남명 조식 선생님의 시조 <두류산 양단수>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교과서에 실렸던 시조죠.

여러분들은 이 시조에 대해 어떻게 배우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다니던 고교의 문학 선생님은 이 시조를 남녀상열지사를 표현한 시조라고 했습니다.


먼저 두류산 양단수입니다.

양단수는 요즘 표현으로 하자면, 쉽게 말해 Y존입니다.

지형적으로 말하면, 삼각주에 해당합니다.

기호학적으로 표현하면 그리스어 알파벳 델타의 형상입니다.

그리스어 알파벳 델타는 역삼각형의 형태입니다.

이해가 되시나요. 상상이 되십니까.

그렇습니다. 여성의 음부를 나타냅니다.

성경에는 요셉이 기근 때에 아버지 야곱과 친형들을 데려와 살게 한 땅의 지명이 고센으로 나옵니다.

바로 그 고센 땅이 델타 지역으로 기름진 땅이기에 목축업에 유리했기 때문 그곳에 살게 한 겁니다.


힌두교의 요니나 도덕경에 나오는 현빈지문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의 음부는 생명의 근원이나 풍성함을 뜻했습니다. 


도화는 복숭아꽃이죠.

달도 밝다. 달도 밝다. 야속하게 달도 밝다 나 젊은 과수댁들 문고리 벗겨 놓고 과혼 처녀들은 일 없이 마을 돈다…… 우리 처녀 시절에는 이십 먹은 계집애도 서방생각 안 하더니, 요샛년들 무섭구나. 열다섯 안팎 되면 젖통이가 똥또도름 장기 궁짝 되어 가고 궁둥이가 너부데데 소쿠리 엎어 논 듯, 복숭아꽃 벌어지면 머리 긁고 딴 화 내고…….
위 글은 복숭아꽃이 처녀의 마음을 자극한다는 것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월매의 집에는 금기를 깨고 담 밑에 벽도화를 심어 놓았다. 『춘향가』 에는 월매의 집 정원을 묘사하고 있는 장면이 있는데 “벽도화 뻗은 가지담 밖을 덮었는데……”라는 구절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기생의 집이기에 이 금기를 지켜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니면 이 금기를 스스로 깨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네이버 지식백과] 복숭아꽃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우리꽃 문화의 디지털 형상화 사업), 2010.,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영은 글자 그대로 산 그림자를 의미합니다.

남근을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이 시조는 남녀 간의 운우지정을 노래한 시조가 맞습니다.

그 운우지정의 기쁨을 도교 사상인 무릉도원에 비유한 겁니다.


오래전에 읽어 뚜렷이 기억은 못하지만, 과거 제가 읽었던 김용옥 교수님의 책에서

동서양의 문화의 차이를 두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중국이나 한국은 문화를 이끌어 가는 주체는 벼슬아치였습니다.

그들은 말과 글 때문에 자칫 자신은 물론 삼족이 멸할 수 있는 칼 날 위에서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표현은 은유적이었죠.


위의 시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시다시피 남명 조식 선생은 성리학의 거두셨습니다.

벼슬에 오른 적은 없었지만, 하나의 학파를 형성할 만큼 대가셨기에 

남녀 간의 성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반면에 서양의 문화는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에서 시작됩니다.

그들은 말로써 벌어먹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김용옥 교수님은 그래서 서양 문화를 장 돌멩이의 문화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들이 먹고사는 길은 우리 같이 벼슬길에 오르는 게 아니라,

말로써 제자를 모아야 했기에 표현이 은유적이기보다는 직설적이었습니다.


달리 말하면, 까놓고 말하면 섹스의 기쁨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은유적으로 표현한 건, 

달리 말하면 창작자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요즘 표현으로 하면 남명 조식 선생께서 자신의 문학적 수준을 플렉스 하신 겁니다.


이 시조를 지은 남명 선생님의 생각이 이렇진 않았을까요.


나도 그게 좋은 건 알아. 한 번 글로 표현하고 싶어.
그래도 내가 격이 있지 남들처럼 함부로 말할 수 있나. 
난 수준이 높아서 남녀 간의 사랑도 운치 있게 표현할 수 있어. 한 번 들어봐.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만 나와 즐기면 돼.


저는 개인적으로 국내 방송인 중에서 성을 가장 남명 선생님처럼 표현하는 사람으로 신동엽 씨를 꼽습니다.

선을 넘지 않고 아슬아슬 줄타기를 잘합니다.


박나래 논란 이후 어느 동영상을 보니, 과거 박나래 씨가 신동엽 선배를 닮고 싶다고 말한 영상이 있더군요.

만일 박나래 씨가 신동엽 선배를 닮기 원했다면, 먼저 남명 조식 선생의 메타포를 배웠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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