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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서치 N 전기수 Mar 05. 2020

무배란 주기

월경이라는 경전 -43-

필자도 이 책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여성이 월경을 한다는 것은 임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배웠고, 또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 그 말이 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이라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무배란 주기에 있다. 


폐경기 전 여성에게 가장 두드러지는 에스트로겐 우세 증상은 배란 부족이다. 굳이 삽십 대 중반 전후의 폐경기 전 여성이 아니더라도 그보다 십년은 더 젊은 여성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배란은 난포에서 난자 하나가 나와 자궁을 향해 나팔관을 따라 내려오는 때를 일컫는다. 난자 하나가 빠져 나온 다음에 텅 빈 난포는 프로게스테론을 만드는 황체(Corpus Luteum)가 된다. 폐경기 전의 여성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프로게스테론을 만든다. 배란을 하지 않으면 필요한 양만큼 프로게스테론을 만들 수 없다. 배란을 하지 않아도 월경은 일어나지만, 프로게스테론 부족으로 몸이 붇고, 유방통이 생기고, 체중이 증가하고, 기분이 변하고, 경련 등의 월경 전 증후군 증상을 경험한다. 존 리 박사에 따르면, PMS의 원인이 전적으로 에스트로겐 우세에만 있지 않지만, 그것이 하나의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또한 그 둘의 증상은 매우 유사하다.  


어떤 여성들은 월경 주기가 시작될 때부터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30대 중반경 폐경기 전 시기에 시작되며 시간이 갈수록 심해진다. 복부 팽만과 수분 정체, 체중 증가, 유방통, 두통, 경련, 피로, 불안감 등의 증상들이 월경 2주 전이나 월경을 하는 며칠 동안 일어난다. 


PMS가 신체적으로 미치는 가장 중요한 영향은 스트레스, 식단, 환경 유해 물질이 유발하는 호르몬 불균형이다. 스트레스는 몸속 코르티솔 수치를 증가시켜 프로게스테론 활동에 장애를 주어 에스트로겐 우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코르티솔 수치가 높으면 혈당에도 영향을 미친다. 코르티솔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수용체에 작용하는 프롤락틴의 수치 또한 PMS를 호르몬 불균형 측면에서 고려할 때 반드시 참작해야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PMS를 가급적 덜 경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단이 중요하다. 


월경 주기 중 배란이 일어나지 않는 주기를 무배란 주기라 하는데, 여기에는 많은 원인이 있다. 보편적인 원인 중 하나가 스트레스다. 격렬한 운동을 하는 여성이나, 환경 속에서 급격한 심적 압박을 받는 여성들에게서 잘 나타난다. 


월경이 임신의 가능성을 뜻한다고 믿는 여성들은 자신들의 임신 가능 기간이 적어도 20년은 넘을 것이라고 믿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여성이 일생 동안 별 탈 없이 임신을 할 수 있는 시기, 다시 말해서 배란을 많이 하는 시기는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의 15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이다. 


사춘기에는 배란을 하는 달도 있고 하지 않는 달도 끼어 있다. 그리고 폐경을 앞둔 시기에 이르면 다시 배란이 오락가락 해진다. 설령 그 십 여년의 기간 중이라도, 과격한 운동을 한다든가, 극심한 다이어트를 한다든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든가, 체질적으로 약한 여성들에게서 종종 배란을 하지 않는 무배란 주기가 오기도 한다. 

무배란 주기는 때론 여성들에게 고통스러운 날인 게, 배란을 안 하다 보니 프로게스테론 없이 에스트로겐만 분비되어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통증과 출혈 등의 먹구름을 몰고 오기도 한다.


월경이 배란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더 쉽게 말해서 월경을 한다는 것이 임신할 수 있다는 증거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월경 주기가 전적으로 프로게스테론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론 배란 중에도 난포가 기능 장애를 일으키고, 월경 주기 중에 프로게스테론의 생산이 생각보다 일찍 멈추기도 할 것이다.


월경 주기가 길어질 때 폐경기주변기가 시작된다고 한다. 십 년 가량 걸리는 이 과정은 서서히 시작되는데 마지막 이 삼년 동안 여자들의 40%가량이 히스테리를 일으킨다. 자궁적출은 폐경에 대한 치료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시기의 출혈량의 증가는 폐경주변기에 일어나는 정상적인 증상인데, 의사는 근심하는 환자에게 이 사실을 제대로 말해주지 않는다. 의사들은 월경이 끊어지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난소 ‘기능 중단’이 아니라 ‘기능 부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일시적인 자궁 적출술은 십 년에 걸쳐 와야 할 폐경을 일 이 년 안에 끝낸다. 월경과 출산을 포함한 폐경까지 여성의 몸의 모든 증상은 이제 병원 치료의 대상이 되었다. 생물학적 폐경과 달리 외과적 폐경은 매우 급격히 진행된다. 호르몬 대체 요법을 하지 않으면 골밀도도 낮아지고 질이 얇아지고 분비물도 줄어들어 성교통을 겪게 된다. 


라나 톰슨은 『자궁의 역사; The Wondering Womb』에서 포스트모던 시기의 자궁은 적절한 관리를 받을 자격이 있고, 여성들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자신의 몸을 탐험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들이 의지가 굳고 끈기만 있다면, 자신의 자궁과 관련된 어떤 요법을 권유받았을 때 충분한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 여성들은 의사의 진단이 이해되지 않을 땐 수술에 동의하지 말고 모든 대안을 다 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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