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순간에 희망의 빛이 싹튼다

by 황규석
2025.03 경기도 광주


지난 3월 하순 자정부터 폭설이 내렸다. 다행히 다음날 아침 오른 기온으로 눈은 빠르게 녹았다. 3월 하순의 눈 치고는 제법 많이 내렸다. 안 그래도 시절이 수상한 때인데 그걸 잊게 만드는 하얀 눈으로 마음은 좀 정화되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은 정말 많이 들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직접 경험을 해보면 정말 그 말이 딱 들어맞는 참말이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지금부터 7년 전 그러니까 2018년까지 13년간 정말 개처럼 소처럼 일했다. 그 시간을 돌아보니 꿈도 없이 그 어두웠던 시간을 어떻게 내가 견디고 살아왔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절대 못 견뎌낼 것 같다. 한 달에 두 번 쉬는 퇴근 시간도 늦는 일. 무슨 낙으로 살아왔을까. 지금은 이렇게 주말의 쉼과 여유를 그나마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숨을 고르며 살아가기까지 몇 해 되지 않는다.


정신줄 놓지 않았다.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늘 고민하지는 않았다. 어떤 날은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그저 피로와 스트레스를 받아내며 목적 없이 살았던 날이 계속되기도 했다. 그러나 좀 더 나아졌으면 하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나는 왜 안될까? 더 재미있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니 재미보다 의미 있게 살려면 어떻게 내 여건에서 행동하고 마음을 먹어야 하는지 계속 불만을 가지고 뭔가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그리고 찾은 것이 바로 글을 쓰는 일이었다. 내 안에 응어리진 마음을 털어놓는 일. 그리고 출퇴근길 사진도 찍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기록하고 담아냈다. 그런 고통과 고민의 흔적이 '바나나의 배꼽인사'라는 포토 에세이로 탄생을 한 것이다. 위기가 날 지금의 조금은 단단한 모습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아직 여리고 갈팡질팡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난 어려움이 닥치면 반드시 참고 견뎌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그런 어려움 고난이 난 뿌리가 깊은 튼튼한 나무로 성장하게 만드는 시간이라고 확신한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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