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하게 들리는 감사 표현

광둥어 唔該와 多谢 expr. 감사합니다

by Fernweh

말을 모으는 여행기, 말.모.여. 23)


광둥어 唔該 [음꼬이] 多谢 [또쩨] expr. 감사합니다.


고맙다는 말이 이토록 어색한 말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홍콩과 마카오에서 숱하게 뱉어낸 감사의 표현은

듣는이에겐 영 어색하게 들리는 말이었다


뭔가 잘못됐음을 좀 더 일찍 눈치 챘어야 했다. ‘또쩨’(多谢), 감사하다는 말에 멋쩍은 반응을 보였을 때 말이다. 승무원 시절, 홍콩과 마카오 비행에 현지 승객이 꽤 많이 탔다. 소통이야 영어로 했지만, 인사말 정도는 광둥어로 해 주고 싶었다. 감사하다는 말은 ‘음꼬이’(唔該)와 ‘또쩨’(多谢). 이 중 ‘음꼬이’는 만능 표현이라 불릴 만큼 여러 용도로 쓰인다. 저기요, 실례합니다, 고마워요 등등. 승무원 입장에서는 여러 의미로 해석되는 말보다 정확히 감사 표현만을 할 수 있는 말이 좋을 테니 ‘또쩨’를 입에 익혔다. 하기하는 승객에게 ‘또쩨’라고 인사해도 영 반응이 시원찮았다. 보통 현지어로 인사해 주면 굉장히 기뻐하는데 희한했다. 홍콩, 마카오 사람은 쑥스러움이 많구나, 정도로 여겼다.


홍콩, 마카오 여행에서도 일할 때 익혀 둔 ‘또쩨’를 연발했다. 멋쩍은 반응의 연속. 단순히 성조 문제라 여겼다. ‘또’, ‘쩨’ 두 글자의 발음이야 무난하게 한다 해도 성조가 다르면 뜻까지 달라지는 언어이니 성조 때문에 잘못 말하는 건가, 했다. 설마 욕을 하고 다닌 건 아닌지 걱정이 들어 서둘러 표현을 다시 검색했다.


성조로 비롯된 문제가 아니었다. 다른 뜻이 있다고 제쳐둔 ‘음꼬이’를 써야 했다. ‘또쩨’의 경우, 선물이나 돈 혹은 칭찬이나 축하를 받았을 때만 하는 감사표현이었던 것. 그러니 식당에서 계산할 때 돈을 받는 주인장이 할 말을 돈을 주는 내가 했으니 주인장 말문이 막힐 법도 했다. 돈이나 선물을 받았을 때라고 하니 서비스를 받은 입장에서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들의 언어니 웃어넘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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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축하나 칭찬, 선물을 받을 때 '또쩨', 그렇지 않을 때는 '음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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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 마카오 여행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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