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 길

그림 없는 그림책 10

by 수형

한 길




#

[한길]이라는 조용한 동네에 [한길 식당]이라는 작은 음식점이 새로 생겼어요.

두 형제가 함께 힘을 모아 처음으로 시작한 식당이었지요.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식당을 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부터 쉽지 않았어요.




#

형은 여러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며 어떤 요리를 잘할 수 있을지 찾아봤어요.

동생은 유명한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장사를 잘할 수 있을지 방법을 배웠어요.




#

조금 시간이 흐른 뒤, 두 형제는 서로 따로 식당을 하기로 했어요.

형은 원래 있던 곳에서 [한길 칼국수]라는 이름으로 칼국수 집을 시작했어요.

동생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피자집들 근처에서 [소문난 피자집]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식당을 열었어요.




#

하지만 형이 운영하는 [한길 칼국수]는 손님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도 형은 오직 칼국수 하나에 집중했어요.

잘하는 칼국수집을 찾아가 맛을 보기도 하고, 밤늦게까지 밀가루 반죽과 국물맛을 연구하며 자신만의 칼국수맛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

동생의 [소문난 피자집]은 주변에 있던 피자집들 덕분에 금방 장사가 잘 되었어요.




#

조금 시간이 지나자,

동생은 사람들의 입맛이 바뀌는 것을 보고 조개구이집이 많은 동네로 이사했어요.

그리고 [소문난 조개구이집]이라는 새 식당을 열었어요.

그곳에서도 장사가 아주 잘 되었어요.




#

몇 년이 지났어요.

형이 운영하는 [한길 칼국수]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조금씩 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동생은 유행을 따라 [소문난 조개구이집]에서 또 [소문난 스파게티]로 바꾸고,

[소문난 갈빗집]으로 다시 바꾸며 계속 식당을 바꿔 장사를 했어요.




#

그리고 또 몇 년이 더 흘렀어요.

[한길 칼국수]는 이제 [한길] 동네를 대표하는 유명 맛집이 되었고,

그 칼국수를 먹으러 멀리서도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

사람들이 많이 오자, [한길 칼국수] 근처에는 다른 음식점들도 하나둘 생겨났어요.

거리에는 볼거리도 많아지고, 쉬어갈 곳도 생기면서,

[한길]은 맛있고 즐거운 문화 거리로 바뀌었어요.




#

어느 날, [한길 칼국수] 앞에 [소문난 형제 칼국수]라는 크고 멋진 식당이 생겨났어요.

동생이 만든 식당이었고, 역시나 장사가 잘 되었어요.




#

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어요.

지금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식당들이 잘 되는 진짜 이유는…




#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고 한 가지 길을 걸어온

형의 [한길 칼국수] 덕분이라는 사실을요!

keyword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