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싸롱은 특별한 카페입니다. 맛있는 커피와 몇 가지 직접 만든 디저트를 팝니다. 평범하다구요? 이 시골 동네 방림면에 카페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매우 특별한 일이죠. 편의점도 중국집도 없는 동네에 카페라니요. 그치만 방림싸롱은 그 이상의 특별함이 있는 곳입니다. 카페에 들어서면 8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온갖 레트로 소품들로 꾸며놓았기 때문이죠. 이마저도 요샌 흔하다구요?
방림싸롱 사장님은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도 스콘을 서비스로 주시는 인심이 후하신 분이에요. 괜찮다고 극구 사양을 해도 드리고 싶어서 드리는 거라면서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손에 들려주십니다. 커피 한 잔에 빵 하나를 서비스로 받는게 민망하여 다음번엔 커피 하나와 스콘 하나를 주문했어요. 그랬더니 이번엔 케잌을 서비스로 주십니다. 이렇게 장사하시다가 망하면 어떡하나 싶어 갈 때마다 있는 메뉴란 메뉴는 다 시켜서 나옵니다. 응답하라에서 보던 동네사람들끼리의 '정'이 이런 건가 싶네요.
며칠 전부터 방림싸롱은 임시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즐기던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딸기잼 스콘이 그리워집니다. 주문을 하고 나오기 전까지 가게 이곳 저곳을 구경하는 재미도 못하게 되고 나니 그리워지기 시작합니다. 임시 휴무가 슬슬 2주째에 접어듭니다. 이제는 슬슬 커피나 스콘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더구나 휴업 바로 전 날에도 너무 건강해 보이셨기에 오히려 급작스럽게 무슨 큰 일을 당하신 건 아닐까 걱정됩니다. 사장님께 선물하려고 옛날 자동차 모형도 준비해 뒀는데 영영 못 드리는 건 아닐까 싶은 쓸데없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2주만에 방림싸롱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사장님은 집안 행사와 과로가 겹쳐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었고 많이 회복되셨다고 합니다. 정말 너무 다행이라고 걱정 많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의사인데도 사장님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걸 미리 눈치채지 못해 죄송스럽습니다고도 했습니다. 사장님은 오히려 걱정 끼쳐 죄송하다 하시네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에 또 서비스로 스콘을 주십니다. 오늘은 저도 질 수 없다며 준비해온 선물을 건네드렸습니다. 주변 소품들과 너무나도 잘 어울려서 마음이 뿌듯하네요.
사장님은 손님에게 선물을 받은 게 처음이라며 감동이라고 하십니다. 사실 그러고보니 저도 카페 사장님께 선물을 드린 건 처음이네요. 저에겐 참 특별한 카페가 아닐 수 없겠죠? 그냥 카페 사장님과 손님 사이인데 이런 인간적인 감정을 주고 받는다는게 참 신기합니다. 이건 자그마한 시골 동네인 탓일까요 아니면 80년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 탓일까요.
오랜만에 먹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스콘은 정말 맛있습니다. 앞으로는 오랜만에 먹을 일이 없게 매일 매일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