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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Nov 17. 2020

철밥통의 굿모닝 편지-단풍

햇볕을 꼬드겨 화장시키다

굿모닝~♡

단풍이 하도 예뻐 가만히 바라보니
바람이 햇볕을 꼬드겨
한 잎 한 잎 화장을 시키고 있다

단풍은 햇살의 크기에 따라
예쁘기가 다르는데
바람이 꾸벅 졸다 볕을 잔뜩 찍어 바르면
빨간색 단풍이 깊어지고
무료해서 햇볕을 얇게
묻혀 그려내면
노랑 단풍으로 가벼워지는 듯싶다

바람이 단풍을 울긋불긋 곱게
염색해 놓으니
가을이 파란 하늘을 뒤집어 씌워 파마를 한다고
요란을 떠는데
11월을 깔고 앉은 단풍이
끄덕끄덕 졸면서도
예쁘게 익어간다


화장을 끝내고

머리를 반지르르 손질한 단풍이

색깔을 곱게 차려입고

카메라 앞에 서더니 포즈를 취하며 조르기에

찰칵 담아놓고 들여다보니

참 예쁘다


단풍만큼 예쁜 오늘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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