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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꽃

허연수염 나풀나풀

by 김성진

굿모닝~♡


봄이 세월을 달래

몇 알 만들어 두꺼운 껍질 속에 감춰둔 강냉이

바람이 훅하고 불어와

혹여 속을 들출세라

허연 수염 나풀나풀 고운 눈 현혹시키고

한올 두올 거친 수염에

나풀 대는 머리 풀어

이리저리 유혹하며

수염을 내놓고 꽃이라 우기는 듯합니다


혹시 옥수수꽃 봤나요~?

바람이 수소문하면

퍼렇게 펼쳐진 하늘 도화지에

정확하게 몽타주를 그려 신고할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불편한 마음 감출 수 없어

스스로 먼저 가만히 고개 내밀고

가냘픈 마른 몸매

야릇한 꽃씨 몇 개 매달아

저가 옥수수 꽃 이라며

자진해서 수줍게 고백하는 듯합니다


세월이 흐트러진 수염 빗질하여 매달고

시간이 머리띠 되어 곱게 손질하고

세월이 솜씨 부린

꼬불꼬불 검붉은 파마 얹어 놓으니

혹여 햇볕에 그을릴까~~

머리에 붙은 붉은 수염 선크림 잔뜩 발라

미처 여물지 못한 강냉이 보호하려

두꺼운 껍질로 파랗게 울타리 치는 듯합니다


서로 아끼며 사랑하며 챙겨주는 하루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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