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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Apr 12. 2016

화장을 고치며

튤립이 손을 내밀어~~

친구야!

우리 동네에 튤립이 새롭게

이사 왔다고 인사를 왔더구나

그래서 담아봤다

이웃으로 괜찮겠는지

한번 봐줄래~

웬만하면 서로들 인사를 던가~!

튤립이 손을 내밀어 살며시

잡아줬더니

봄이 갑자기 튀어나와

함께 살자며 방으로 들어왔다

에구 비좁다고 나가 달라해도

갈 데가 없다고 막무가내니

대략 난감하구나

어떻게 좀 해볼래~?

친구야~!

아침을 일으켜 세우니

봄이 먼저 화장실을 차지하여

치장에 한창이구나

거울에 비친 모습이 울긋불긋

화려한 게

꼭 친구의 마음을 닮은 것 같다

요즘 봄이라고 마음이

싱숭생숭 하구나~~?

진달래, 산수유, 개나리, 벚꽃이

아마 마음속에 들어와 갇혀서

비좁다고 야단인 모양이다

알아서 잘 풀어주려무나~~

친구야~~!

봄이 거울 앞에 서서 고민하고 있다

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나갈까~!

화장은 어떻게 할까~~

미소는 무슨 색으로 칠할까~~

거울에게 물어보니

거울이 묵묵히 웃어주며

모두 잘 어울리니

그냥 봄으로 나가라고 한다

봄이  하고 토라져

튤립을 몇 개 주섬주섬 챙겨서

나간다

오늘은 튤립이 봄에게

무척 시달릴 모양이다

친구야~~~!

왜~~

그럴 때가 있잖아

겨울 옷을 입자니 애매하고

봄옷을 입자니 약간 쌀쌀할 것 같고

계절이 막 바뀌려고 아우성 할 때

그때는 옷을 고르기가

참 고민스럽기도 하잖아~

혹시 두꺼운 겨울옷을 입고

나온 것은 아니겠지~~

아무튼 현명한 선택으로

계절을 잘 달래 봤으면 싶다

친구야~!

아침에 튤립이 눈을 맞춰오는데

참 예쁘더라

혼자만 보기에 아까워서

몇 컷 담아봤다

자그마한 즐거움이지만

함께 나눴으면 싶구나

혹시 지난 시간이 괴로웠더라도

예쁜 튤립의 미소에 녹여보길

바란다

오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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