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가는 작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편안해진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는 수 없이 많은 것들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 역시도 참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다.
하도 내려놓아서 지하 벙커가 100m는 될 거라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사람들은 말한다.
아직도 한참은 더 내려놓아야 할 거라고.
아이가 부모에게 하는 효도는 태어나 딱 3살 때 까지라고 하니,
그때 많이 웃었고 행복했다면 충분히 효도한 것이니 된 거라고.
누구보다 치열했고, 누구보다 미친 듯 사춘기를 보냈던 작은 녀석.
작은 아이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은 뛰었고, 내가 미친 여자는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싸운 적도 있었다.
아이와 사이좋게 지내려고 읽었던 책만 해도 엄청났지만, 그건 이론 일 뿐.
사춘기 아이가 빡 돌면 답이 없고, 그런 아이와 엄마가 싸우기 시작하면 더 답이 없다.
사랑한다는 마음만 남긴 채 한 발 물러서기.
눈을 감고 마음과 귀를 열고 아이를 느끼기.
방황하는 그 모습이 당연한 거라고 인정해주기.
공부에 목숨 걸지 말기.
무엇보다 충분히 기다려주기.
이런 결론을 내기까지 치열한 싸움이 있었다.
내가 미치는 것은 아닐까 싶게, 이러다 내가 쓰러지는 것은 아닐까 싶게, 치열하게 싸웠던 지난 시간들.
아이는 이렇게 나를 조금은 성숙한 어른으로 만들지만 어른 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원.
이 또한 나중에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