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느냐에 따라 가치관이나 태도가 달라진다. 특히 나는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그렇게 중심이 견고한 사람은 아닌 듯하다. 청소일을 하면서 몇몇 동료들을 지나쳐왔다.
동료들의 나이대는 대부분 20대에서 30대였다. 그중 몇몇 기억나는 동료들이 있다. 맨 처음 나에게 인수인계를 해주었던 20대 중반의 동료는 경찰 공무원 준비를 하다가 개인 사정으로 인해 학교를 다시 다니고 있었다. 내가 느낀 그 동료는 묵묵했다. 그저 묵묵히 일을 할 뿐이다. 말도 많지 않고 표정의 변화도 없다. 그 동료에게는 어떠한 걱정이나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단단한 돌멩이 같았다. 나는 그 동료를 겉으로 판단하였다. 하지만 평소 걱정과 생각이 많은 나는 그 동료를 보면서 단단해지고 싶었다. 그렇게 나도 묵묵히 일을 해나갔다.
동료들이 자주 바뀌었다.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동료, 일주일 또는 한 달 정도 일을 하고 그만두는 동료들이 빈번했다. 평소 사람과 말할 기회가 없는 청소일에서 그나마 말을 하는 것은 동료들과 소소한 수다를 떠는 정도다. 그중 한 동료는 멀리서 보면 정말 말이 없어 보이지만 막상 이야기를 해보면 유머 있고 말을 많이 하는 동료였다. 하지만 일을 할 땐 그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 나도 말이 없어지고 괜히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거나 말을 걸어오면 단답형으로 대답하게 되었다. 말을 많이 할 때는 오직 그 동료와 있을 때뿐이었다. 이 동료는 결국 2달을 일하고 그만두었다.
청소일이라는 게 더러워지는 것을 실시간으로 계속 치워줘야 하기 때문에 인력이 중간에 끊기면 안 된다. 누군가 일을 그만두면 신규인력을 투입하거나 다른 지점 또는 대타 인력을 써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새로운 사람들을 맞이하고 보내고 했다. 새로운 사람이 오면 퇴근할 때까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같이 동행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눈다.
새로운 동료가 왔다. 키가 크고 덩치가 있었다. 첫인상은 굉장히 예의가 바른 사람처럼 보였다. 인수인계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니 실제로 예의가 바른 사람이었다. 알고 보니 같은 학번이었고 나는 빠른 년생이지만 어쨌든 거의 동갑이라고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같은 장교 출신 었고 운동을 좋아했다. 공통점이 많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리고 MBTI도 얼추 비슷했다. 이 동료는 지금 까지 함께한 동료 중에 제일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동료였다. 가치관이 뚜렷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태도가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다.
나는 팔랑귀는 아니지만 나에 대한 확신이나 신념이 없다는 걸 나 자신도 알고 있다. 쉽게 흔들리고 쉽게 흐트러진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었어도 난 안될 거야라고 단정 짓기도 한다. 세상을 너무 편하게 살려고만 하는 심보인 걸까 강단이 없다.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 나의 자존감 높이고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나 같은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