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서 아침을 : 도르프(dorf)
금세 뽀얀 스콘 두 개와 딸기잼, 생크림, 그리고 커피가 도착했다. 애프터눈티처럼 멋들어진 메뉴는 아니지만, 가본 적 없는 어느 저택에서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 충분한 마음이 든다. 아직 따끈한 스콘을 양손으로 쥐고 잘라본다. 포크도 나이프도 있지만 나도 모르는 새 손이 먼저 마중을 간다.
도르프는 단골손님들, 여행자들 할 것 없이 귀한 가게다. 식사류부터 디저트까지 빠짐없이 구색을 갖추고, 브레이크타임도 없이 온종일 운영하는 가게는 그리 흔하지만은 않다. 거기에 스테이크, 푸딩, 케이크까지 일본식 경양식집에서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음식을 판매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렇다고 맛에서도 전혀 빠지지 않는다.
스콘에 생크림과 딸기잼을 번갈아 발라먹으며, 부드러운 커피를 맛보고 있자니, 줄어드는 커피가 아까워 자꾸만 조금씩 홀짝이게 된다. 일본도 한국 못지않을 만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중 교토는 유난히 더 커피사랑이 각별하다. 다양한 원두를 취급하는 가게도 많고, 특히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은 커피 추출방식이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것. 한국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도 물론 있지만 스타벅스 외에는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다. 일종의 장인정신이라고 할까?
에스프레소 머신 대신 다양한 방식의 수동추출방식을 이용하는데 푸어오버, 모카포트, 사이폰커피 등 가게마다 주력하는 방식이 있다. 도르프의 주력은 더치커피. 차가운 물로 추출하는 콜드브루의 일종인데, 정확하게는 커피가루에 차가운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커피를 내린다. 더치커피의 '더치(Dutch)' 네덜란드를 뜻하는데, 정작 네덜란드 사람들은 더치커피에 대해 잘 모른다고.
더치커피의 기원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첫 기록은 1640년 교토다. 1,600년대 네덜란드 선원들은 배에서도 안전하게 커피 즐기기를 원했고, 뜨거운 물 대신 찬 물을 사용해 커피를 만들어 마셨다. 그들의 방식이 일본에 전해졌고, 교토에서도 찬물에 내려마시는 방식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차를 내려 마시던 교토의 다도문화와 함께 지금과 같은 더치커피 추출방식과 기구가 만들어졌다. 덕분에 외국에서는 이런 방식을 더치커피 대신 교토식 커피라고 부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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