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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치과위생사는 처음이지?

by 글짓는써니
치과위생사가 뭐예요?


한 때 정말 많이 듣던 말인데 지금은 예전보다는 많이들 알고 계시는 듯하다. 사실은 내 주변 사람들은 나로 인해 모를 수가 없는 상황인지라 일반적으로 치과위생사에 대한 인지도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파악을 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처음 '치과위생사', '치위생사'라는 직종의 이름을 들었을 때의 느낌은 아직도 선명하다. 왜 하필 직업의 이름에 '위생'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건지 왜인지 모르게 그 '위생'이라는 낯선 글자에 거부감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지금은 너무나도 익숙해진 글자인지라 어색하기는커녕 내 정체성이 되어 버렸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직도 어색하고 낯설기만 할 것이라는 데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



그래서 치과위생사라는 게 무어냐 하면....




지역주민과 치과질환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구강건강 증진을 담당하는 전문 직업...블라블라...





이런 대답을 하려는 글은 아니다. 내가 주변의 저 질문에 했던 대답들은 거의 대부분 치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라고 생각하면 쉽다는 말이었다. 누구든 이해시키기 가장 쉬운 방법이 그것뿐이었다고 생각한다.


의사라는 말은 안과의사, 내과의사, 외과의사, 정형외과 의사, 소아과 의사, 피부과 의사, 등등 모든 의사들을 통칭한다. 영어로도 'Doctor'라는 단어로 모든 의과의 의사들을 표현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치과의사'는 '닥터'라고 하지 않는다. 'Dentist'라는 치과의사를 표현하는 영어 단어가 따로 존재한다. 실제로 학과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의대를 모두 통합하여 생각하지만 분명히 치과대학은 따로 존재한다. 그건 의사에서만이 아닌 간호사와 치과위생사의 차이이기도 한 것이다. 의사와 치과의사가 다른 교육을 받고 다른 이름을 가지듯 간호사와 치과위생사 또한 비슷한 듯 다른 교육을 받고 다른 이름을 갖는 것뿐이다.

왜 따로 나누어야 했을까 그 시작까지는 사실 알지 못한다. 그저 치과 안에서도 구강외과, 구강내과, 보철과, 보존과, 치주과, 교정과 등 많은 전문과들로 다시 나누어지는 것이 의과와 또 같다는 점. 그만큼 치과 안에서만도 너무나 많은 학문들이 포함되고 세세하게 많이 나누어져서 의과 안에 포함시키기에는 너무 '덩치가 큰 과' 였던 게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치과위생사라면 대부분 임상에서 근무하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공무원이나 일반기업으로의 취업, 교육업에 종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학병원이나 일반 병, 의원에서 근무하며 내원한 환자들을 케어하고 병원을 관리하는 일이 가장 주된 업무이다. 그럼에도 치과위생사가 다른 보건의료에 종사하는 직종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단연코 '예방' 일 것이다. 타 직종의 경우 대부분이 질병 이후의 '치료'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면, 질병 이전의 예방과 관리, 위생에 더욱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이 직업의 사명이랄까... 내 입장에서는 그러한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치과위생사로서의 일은 쉽지만은 않다. 업무의 강도가 적은 편이 절대 아니다. 석사과정 때 다른 보건의료계 동기들에게 '이 구역의 노가다'라고도 불렸던 치위생이다. 쉼 없이 몸을 써야 하고 머리를 굴려야 하고 마음을 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시 출퇴근이 가능한 점과 공포의 3교대나 특별한 이벤트(야근이나 잔업 같은..)가 없는 점 때문에 요즘 사람들이 아주 중시하는 워라밸에는 적합한 직종이 아닐까 생각된다.


치과위생사의 대우는 천차만별이다. 많이 좋아졌고, 또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 그렇지 못한 곳도 허다하다. 전문인력인 치과위생사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그냥 사이드만 지키고 있는 '누군가'로만 활용하는 곳도 아직 많다. 그건 비단 고여있고 바뀌지 않는 의료계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수동적인 태도로 누군가의 도구가 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도구를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동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 나가다 보면 차츰차츰 구강건강 증진을 중시하는 구강 관리자 치과위생사의 본질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치과위생사라는 생소한, 그렇지만 누구나 반드시 한 번 이상은 만났을 법 한 직종과 가볍게 인사해 보았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또 지금도 계속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능동적인 후배들이 그득그득하다. 게다가 구강건강, 구강위생은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기까지 하니, 안팎으로 치위생을 응원하고 있는 추세인 거다. 앞으로의 치위생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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