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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의빌더 김석욱 Aug 10. 2024

2. 처절한 실패의 교훈.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을 하나씩 찾아서 지워 가는 것

2. 처절한 실패의 교훈.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저는 태권도를 배웠습니다. 3단까지 따고 그만뒀으니, 최소 초등학교를 다니던 그 6년은 넘게 태권도를 배운 셈이었죠. 처음에는 취미 정도로 다녔습니다. 인성, 예의범절, 애국심을 배워야 한다.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킬 줄 알아야 한다. 최소한의 체력은 길러야 한다. 그런 목적에 부모님께서는 태권도장에 저를 보낸 듯 했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 관장님께서 이제 낮에 나오지 말고, 밤에 나오라는 겁니다. 제가 알기로는 밤 시간은 시합부 친구들이 운동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싫었습니다. 진짜 싫었습니다. 부모님한테 진짜 하기 싫다고 몇 번 울고불고 떼를 썼습니다. 역시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시합을 준비하는 친구들, 형들과 같이 운동을 하게 되었죠. 굉장히 힘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었습니다. 매일매일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저랑 같이 짝을 하던 친구와 서로 발차기를 한 번씩 주고받고, 아프더라도 참고, 겨루기를 하며 맞고 아프고, 방학이면 새벽마다 동네를 구보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대망의 겨루기 시합날이 왔습니다.




정말 떨리더군요. 그 때 쪼그려 앉아서 떨면서 제 차례를 기다리며 어머니 휴대폰으로 게임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제 차례가 오고, 호구를 착용하고, 상대방을 봤습니다. 키가 저보다 훨씬 크더군요.     

아무튼 경기는 시작이 되었고, 되자마자 쿵 하더니 앞이 안보이더군요. 한 번은 다시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다시 경기가 재게 되었는데, 그러자 마자 또 앞이 안보이더군요.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습니다. 맞아가지고 머리도 아프고, 그 동안 열심히 했던 노력의 대가가 K.O 라니 너무 억울해서 울었습니다.     

그 날 저는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태권도는 아니다. 나는 생명의 위협이 없는 공부를 해야겠다.’ 그래서 저는 공부를 하겠다고 말씀드렸고, 태권도는 그냥 취미부에서 다니겠다고 했습니다. 취미부로 다니다보니 또 뭔가 허전하긴 하더군요. 그래도 공부하는 삶이 그나마 사는 것 같았습니다.     




시합부에서 저는 토끼였고, 나머지 친구들, 형들은 호랑이였습니다. 공부 쪽으로는 노루정도는 되는 상태였기 때문에 숨통이 트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공부를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쭉 이어가서 공부로는 호랑이 중에도 가장 강한 호랑이가 되었습니다.     

처절한 실패라도 이처럼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태권도를 다니면서 잡혔던 발에 물집, 겨루기하기 직전의 그 긴장감, 낭심을 강타 당했을 때의 그 고통, 새벽 구보를 하며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 등 수많은 노력과 인내가 있었어도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다만, 이러한 노력과 인내들이 내성을 길러준 것은 사실입니다. 공부를 해보니 샤프를 쥐는 손가락 끝마디가 아프기는 했지만, 물집이 잡히지는 않았습니다. 시험지를 받기 전 긴장이 되기는 했지만, 겨루기 상대의 눈동자를 보는 것 보다는 긴장되지 않았습니다. 오래 앉아있을 때 허리가 아프기는 했지만, 낭심을 강타당한 것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공부할 양이 많아 벅차기는 했지만, 숨이 터질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처참한 실패의 과정이 저를 단련시켜 준 셈입니다.          





“우리 모두 살면서 몇 번의 실패를 겪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를 성공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랜디 K. 멀홀랜드               





토마스 에디슨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는 알카라인 건전지를 위해 5만 번 실험했고 전구 하나를 위해 9천 번 실패를 했습니다. 그에 대해 물었더니, 그는 이런 말을 했죠.     


“나는 실패하지 않았다. 나는 방금 작동하지 않는 10,000 가지 방법을 찾았다.”     

사실 위인들의 명언이 그렇죠. 참 맞는 말인데, 너무 대 단한 사람들이라 잘 와닿지 않지요. 저로 보면 편하실 겁니다.     





“나는 실패하지 않았다. 나는 방금 내가 못하는 1가지 일(태권도)을 찾았다.”     

태권도로 실패하고 무너진 뒤 저는 공부로 일어섰습니다. 이렇게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을 하나씩 찾아서 지워 가는 것은 결국 나에게 맞는 일을 찾게 도와주는 일입니다. 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넘어진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일어서지 않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다.”     

-스티브 데이비스     



“벽을 내려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그 벽이 문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라.”     

-코코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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