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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의빌더 김석욱 Aug 14. 2024

20. 저는 멋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지겨운 싸움입니다.

20. 저는 멋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내일부터 컴퓨터 게임 그만하고 공부해야지! 다짐해도 어느새 게임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공부 열심히 해야지! 다짐하고 의자에 앉은 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몸을 배배 꼬고 딴 생각을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해야지! 결심하고 시작한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누워서 쉬고 싶었습니다.




지는 건 싫었지만, 그렇다고 이길 순 없었습니다.     

저는 늘 궁금했던 것이 있습니다.

왜 모든 멋있는 사람은 과거 이야기를 할 때도 멋있을까?     

모든 역경을 딛고 일어선 위인들.

빚이 수십억이었지만, 결국 강인한 의지로 극복한 사람.

몸이 쑤시고 아팠지만, 끊임없이 훈련하여 결국 챔피언이 된 사람.

부모님 없이 자란 고아였지만, 삶에 대한 투철한 열정으로 성공한 사람.     

왜 이렇게 멋있냐 말입니다.     

형 중학교 때 아직도 기억나는 게, 늘 티비에서만 보던 옥동자 정종철 개그맨님이 오셔서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멋있어 보였습니다. 당시 옥동자(개그맨)님께 그리 꿇리지 않을 외모를 가졌던 나인데, 멋있어 보였습니다.     



‘나도 그렇게 해봐야지. 이겨 내봐야지.’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잘 안됩니다. 당시에는. 잘 안 바뀌었습니다. 뭐든. 그렇잖아요?     

저는 그렇게 투철하지도 않고, 조금 지기 싫어하는 부분은 있지만, 그렇다고 누군가를 이길 만큼 깡다구가 세지도 않았습니다. 오늘부터 컴퓨터 게임은 그만해야지. 했다가도 어느 순간 게임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죠. 공부하는 순간에도 수많은 잡념이 몰려오고 말이죠. 운동하는 순간에도 수없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딱 이럴 때 쯤, 주변에 잘 하는 친구, 진짜 대단해 보이는 천재 같은 친구들과 비교하게 되고, ‘아, 나는 역시 안 되구나.’ 하며 스스로를 놓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저는 딱 그랬습니다. 어느 순간 컴퓨터 게임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더라도, 크게 실망하지 않고, ‘대신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지.’ 공부하다가 수많은 잡생각이 들어도, 몸이 베베 꼬여도, ‘그래. 꼬이고 잡생각 계속 나겠지. 깨끗하게 집중 못하더라도 하긴 해야지.’ 운동하면서 너무 포기하고 싶어도, ‘아 포기하고 싶을 때부터 운동이 된다고 하던데, 그래도 해야지.’

이 생각으로 꾸준했습니다.     




그냥 그 모자란 수준으로도 계속 하려고 했습니다. 잘 못해도 말이죠. 이게 핵심입니다. 누구나 잘하고 싶습니다. 진짜 잘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 만큼 못하잖아요. 갑갑합니다. 힘들고 스트레스 받습니다. 하루 이틀 스트레스 받는 건 괜찮지만, 실력이 쉽게 늘지 않잖아요. 1년 2년 3년 해도 마음만큼 안 늡니다. 3년을 스트레스 받으면, 아무리 장기전에 강한 끈기 있는 사람이라도 포기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까, 한 번에 너무 잘하려고 하지마세요. 게임 중독자가 하루 만에 어떻게 게임을 끊습니까. 하루에 1분만 줄여도 정말 엄청나게 대단한 겁니다. 게임 하루에 1분만 줄여 보세요.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죠?

한 달이면 30분, 일 년이면 6시간을 게임을 줄이는 겁니다. 이 년이면 12시간이 줍니다.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겁니다.     




이렇게 지겨운 싸움입니다. 오랜 시간, 허접한 상태로 지질한 상태로 남들이 보기에는 볼품없어 보이는 노력을 지속해 가야합니다. 그 상태 그대로.     

허접한 노력을 좀 오래해 보세요. 솔직히, 완벽하고 빛나는 노력은 어렵지만, 허접한 노력 정도는 매일 해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10년이고 20년이고 해보니까, 그 허접했던 내 노력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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