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둥어처럼
21.저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을 정말 좋아합니다.
한 때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입사를 해서 많은 야생동물을 보고 촬영하고 연구하는 일을 꿈꾸기도 했죠. 지금도 사실 해보고 싶습니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자연은 늘 치열하다는 겁니다. 치열한 게 아주 자연스러운 거죠.
들소 새끼를 잡아먹은 사자, 그리고 그 사자 새끼를 찾아 밟아 죽이는 복수를 하는 들소, 목숨 걸고 사투를 벌이는 아나콘다와 카이만, 영역 싸움하는 망둥어까지 자연을 보다보면, 치열하지 않은 생명체가 없습니다. 모두가 다 치열합니다. 각양각색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동물들이지만, 그 와중에 공통점은 모두가 치열하다는 겁니다. 다른 말로, 치열하게 살아 가는 게 자연스러운 거죠.
현대사회를 살아가다보면 치열한 마음가짐을 갖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환경이 애초에 치열하지 않거든요. 감자 칩을 먹으며, UFC경기를 볼 때면, 간접적으로 그 마음을 체험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관람일 뿐이지, 직접경험은 못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격투기 스포츠와 같은 격렬한 스포츠를 취미로 갖지 않는 이상, 격투기 시합, 스파링을 실전으로 하지 않는 이상, 그 치열한 마음은 갖기 어렵죠. 어찌 보면, 우리는 부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있기도 합니다.
반대로, 치열하게 플레이하는 스포츠, 냉정하게 보면 그 자체의 행위만으로는 어떠한 물질적인 가치도 생산해내지 못하는 스포츠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주 큰 의미를 갖는 이유가 여기 담겨 있기도 하겠죠.
물질적 풍요, 정신적 빈곤 현대사회를 표현하는 문구라고 봅니다.
자연스러운 치열함을 물질적 풍요 속에서 잃어버린 결과, 정신적인 공허함이 만연한 것 아닐까요?
우리는 이미 정답을 알고 있지 않나요? 살아온 길을 돌이켜 보면, 언제 가장 행복하셨나요? 가장 할 일없이 빈둥거릴 때? 아니면 열정에 불타 무언가를 이루고자 치열하게 노력할 때. 지금 행복하지 않으시다면, 사자 성체를 피해 새끼 사자를 노리는 들소처럼, 목숨 걸고 싸우는 아나콘다와 카이만처럼, 온몸을 던져 영역싸움을 하는 망둥어처럼 제대로, 진짜 제대로 노력해야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