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쩝거리는 소리는 왜 사람의 수준이 되었나?
누군가 쩝쩝거리며 밥을 먹는다. 그 순간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같은 생각이 떠오른다.
“예의 없다.”
쩝쩝거리며 먹는 사람은 가정교육을 못 받은 사람이고, 식사 예절을 모르는 사람이며,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이렇게 말한다.
“사람 수준이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왜 우리는 단순한 먹는 소리 하나로 사람의 수준을 판단하게 되었을까. 사실 식사 예절은 자연의 법칙이 아니다.
엘리아스(Norbert Elias, 1939)는 『Über den Prozeß der Zivilisation』(문명화 과정)에서 근대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에게 점점 더 강한 신체 통제와 감정 절제가 요구되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점점 더 소리를 내지 않고 먹어야 하고, 침이나 음식물을 드러내지 않아야 하며, 몸의 소리를 억제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식사 방식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문명화된 인간의 기준이 되었다. 즉, 조용히 먹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가 그것을 문명적인 행동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문화가 같은 기준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국수를 먹을 때 소리를 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음식의 맛을 즐긴다는 표현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한 사회에서는 무례한 행동이 다른 사회에서는 아무 문제도 아닐 수 있다. 이 말은 결국 하나를 의미한다.
쩝쩝거림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그 소리를 해석하는 사회적 기준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쩝쩝거리는 소리에 대한 불쾌감이 단순히 사회적 규범 때문만은 아니다.
쿠마르(Sukhbinder Kumar et al., 2017)는 「The Brain Basis for Misophonia」(미소포니아의 신경학적 기초) 연구에서 씹는 소리나 입맛 다시는 소리 같은 특정 반복 소리가 일부 사람들에게 강한 분노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현상은 미소포니아(misophonia)라고 불린다. 즉, 어떤 사람에게는 쩝쩝거리는 소리가 단순히 거슬리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신경학적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우리가 느끼는 불쾌감의 일부는 실제로 감각적 반응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회학적으로 보면 또 다른 층위가 존재한다.
더글러스(Mary Douglas, 1966)는 『Purity and Danger』(순수와 위험)에서 더러움이란 본질적인 속성이 아니라 사회적 질서를 벗어난 것에 대한 분류라고 설명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쩝쩝거림이 불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소리 때문이라기보다 식탁에서 기대되는 행동 규칙을 어겼기 때문일 수 있다.
식탁에는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있다. 입을 닫고 씹어야 한다. 소리를 내지 않아야 하고 음식물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이 규칙을 어기는 순간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우리는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질서를 어긴 몸을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식사 방식 역시 사회 속에서 학습된다.
부르디외(Pierre Bourdieu, 1979)는 『Distinction』(구별짓기)에서 취향과 일상적 실천이 사회적 계급과 문화자본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무엇을 먹는가뿐 아니라 어떻게 먹는가 역시 사회적 환경 속에서 형성된다.
어떤 가정에서는 식사 예절이 어린 시절부터 엄격하게 교육된다.
입을 닫고 씹기
소리 내지 않기
천천히 먹기
반면 어떤 환경에서는 이런 규범이 크게 강조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식사 방식의 차이는 종종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의 차이로 나타난다.
결국 우리는 단순한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아니다.
쩝쩝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동시에 예절을 판단하고, 규범을 판단하고, 환경을 추측하고, 사람의 수준까지 평가한다. 그래서 식탁에서 나는 작은 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쩝쩝거림은 사실 별것 아닌 소리다. 하지만 사회 속에서 그 소리는 예절이 되고, 규범이 되고, 때로는 사람의 수준이 된다. 그래서 우리가 듣는 것은 단순한 씹는 소리가 아니라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질문이 남는다. 쩝쩝거리는 소리는 정말로 그 사람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는 단지 사회가 만들어 놓은 규칙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가를 보고, 그것을 곧바로 인격으로 번역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종종 소리를 듣고 사람을 판단한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진짜 싫어하는 것은 소리 자체가 아니라, 그 소리가 규범을 깨뜨리는 방식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여전히 쩝쩝거리는 소리가 싫다. 어쩌면 그것조차 내가 이 사회의 식탁 규칙을 너무 오래, 너무 깊이 배워버렸다는 증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