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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붙박이별 Feb 04. 2024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사회 생존법

 우리에겐 성숙할 시간이 필요하다.

며칠 전 아침 인터넷 뉴스를 보니 이런 제목의 뉴스기사가 올라와 있었다.


"한국은 가장 우울한 사회"... 미국 인기 심리연구가 마크 맨슨 진단


'신경끄기의 기술(마크 맨슨 지음)'을 재밌게 읽었던 나로서는 눈길이 가는 뉴스였다.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일생을 살아온 나는 우울한가? 대답을 유보하기로 한다.




#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사회가 된 이유 (1)


 마크 맨슨은 우울함의 이유로 첫째, 분단국가가 주는 불안함이 생존을 위한 초고속 경제성장을 추구했다는 점을 들었다. 고속성장을 위해 교육을 비롯한 모든 사회 시스템이 고효율을 추구했고 이는 개인의 성장과 자아실현이라는 가치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노인 자살률이 치솟고 청년의 불안감이 극대화되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었다.

 맞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과 사교육비 증가로 미처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현 4, 50대는 경제력을 상실하는 순간, 최극빈층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 뉴스에 두려움이 엄습하는 것은 나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유명 심리연구가답게 우리 사회를 노인부터 아이들까지 단박에 파악한 것이 놀라워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기도 한다.



# 생존법 1. 오늘 한번 웃는 일, 그 힘으로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내는 일


 그렇다면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 사회에서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나는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답해야 할 차례다. 이대로 주저앉아 현실을 탓하며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사회라는 프레임을 쓰고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일어서서 그깟 두려움쯤은 털어내고 지금을 살아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그는 그저 한국 사회에 조금 관심이 많은 관광객일 뿐이다. 그러니 그가 진단해 준 한국 사회의 현실이 가혹하리만큼 사실에 가깝더라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가끔 북한에서 미사일을 쐈다는 뉴스 기사에 불안감이 불쑥 올라오거나 사랑스러운 아들을 머지않은 미래에 군대에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가끔 내가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현실을 깨닫게 한다. 하지만 바꿀 수 있는 현실은 아니다. 경쟁적인 교육 제도나 부당한 사회 현실 또한 막을 힘이 나에겐 없다. 하지만 오늘 한번 웃는 일, 그 힘으로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내는 일은 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 지금은 웃자. 서로에게 미소 한번 지어주는 것이 돈 드는 일도 아니니.

 

출처 : Pixabay




#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사회가 된 이유(2)


 마크 맨슨은 우울함의 이유로 둘째, 모두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 것을 강요하는 유교 문화가 뿌리 깊게 남아있는 점을 들었다. 집단에 희생된 개인은 점점 사회와 단절되어 고립감과 외로움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집단에서 단절된 개인은 분노와 좌절에 사로잡히고 심한 경우 타인에 대한 혐오가 나타나게 된다. 남혐, 여혐, 맘충 등 수없이 많은 신조어들이 우리 사회의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중학생 아이들조차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정치인을 희화화하거나 어떤 사건의 희생자들을 조롱하기를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플 때가 많다.




# 생존법 2. "고마워, 괜찮아"라고 말하기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은 싸울 때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나로 인해 시작된 싸움도 나를 화나게 한 상대방의 잘못으로 둔갑될 때가 있다. 아무리 이해시키려고 해도 그 아이가 자신의 잘못임을 스스로 깨닫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이 자라서 내면이 충분히 성숙해질 만큼의 시간이.

 우리나라는 세계가 놀랄 만큼 초고속성장을 이뤘다. 몸은 자랐지만 마음이 아직 자라지 못했다. 타인에 대해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빠르게 판단하고 비난하고 해결하는 것에 익숙하다. 미성숙한 사회, 우리 사회는 지금 그렇다. 잘못된 것이 아니라 미성숙한 것이니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여서 성숙해지면 된다. 사회가 성숙한다는 것은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성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 Pixabay

 

  나와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타인의 잘못에 쉽게 흥분하거나 판단하지 않는 것, 타인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해 주는 것. 생각해 보면 참 쉬운 일이다. 그저 "고마워, 괜찮아."라고 말하면 그만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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