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되면 방문해보고 싶었던 영도 모모스 커피를 다녀왔습니다. 부산 영도 봉래동 물양장 근처의 선박 공업사 공간을 리뉴얼 한 공간으로 작년 12월에 오픈한 뜨끈뜨끈한 곳인데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 부산에서 영향력이 큰 모모스 커피에서 야심 차게 기획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는 영도 로컬투어의 신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방문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로컬의 정의가 무엇이냐라고 논할 때, 기존 서울과 지방으로 보는 프레임보다는 요즘에는 서울이든 부산이든 내가 살고 있는 도시, 혹은 동네의 지역성을 반영해서 무언가 하는 활동들을 다 로컬 비즈니스의 범주로 보는 경향이 짙은거 같습니다.
사실 모모스 커피 본점은 부산 온천장역 부근에 있는데요. 커피산업이 커지고 수없이 많은 카페들이 생기고 사라지는 가운데서도 다른 곳으로 한눈팔지 않고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으로서 외길을 걸어갔던 데서 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거기다가 모모스 커피의 전주연 이사가 세계 최고의 바리스타 콘테스트라고 할 수 있는 WBC(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쉽)에서 2019년에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하고 부산으로 금의환향하면서 모모스 커피의 브랜드 가치도 더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으면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쉽 우승자가 내려주는 드립 커피를 마셔볼 인프라가 형성된 것이죠.
영도 모모스 커피 로스터리 앤 커피바는 'All About Coffee'라고 표현될 만큼 커피 체험에 특화되어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선박수리공장이 보이는 바닷가 앞에 위치한 정문을 열면 마치 호텔 컨시어지 서비스를 받는 것처럼 본인인증과 웨이팅 등록을 합니다. 차례가 올 때까지 공간을 둘러보면 다양한 산지의 커피 생두를 포대 째로 보관한 창고부터 사일로(원통형 저장소), 로스팅 기계, 드립백 패키징 기계까지 마치 커피공장 및 연구소에 들어온 느낌을 줍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커피 생두
로스팅 기계들이 다양하다
내가 마시는 커피가 어떤 과정을 통해 나오는 지를 시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공간 구조를 만들었다는 게 다소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차례가 되어 바리스타분께 주문을 하러 가면 메뉴 구성과 특징에 대해서 안내를 해주시는데요. 큐레이션 된 원두의 특성과 커피를 내리기 전에 향을 음미해 볼 수 있는 점들이 좋은 경험이 됐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한 가지 눈에 더 들어왔던 풍경은 2층 일부에 마련된 오피스 공간이었는데요. 목재 테이블과 의자들 사이로 맥북으로 업무에 열중하는 모습들을 보며 여기가 선박수리 산업현장을 접하고 있는 영도 봉래동이 맞나 하는 묘한 몰입감을 주었습니다.
모모스커피 2층 오피스 공간
커피 창고이자 커피연구소, 브랜드 쇼룸 역할을 할 이 공간이 앞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좋은 영감과 경험을 선사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곧 이 장소를 영도 투어에 추가해야겠습니다(웃음)